"영파워 대단" 관심 … 갈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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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7면

올해로 5회째를 맞은 교육인적자원부의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이 기업과 학부모의 관심으로 떠올랐다. 14일 수상자가 발표된 교육부에는 기업체 등에서 "채용하려 한다"며 수상자 신상을 묻는 전화가 이어졌다. 또 일선 학교는 수상자 선정 절차를 묻기도 했다. 젊은이들의 창의력과 도전정신, 그리고 톡톡 튀는 끼는 우리의 미래를 밝히는 등불이다. 교육부로부터 '21세기를 이끌 우수인재상' 수상자 가운데 눈에 띄는 젊은이들의 포부를 들어봤다.

◆ 김건(19.부산동천고.장애극복)

김군은 앞이 거의 안 보이는 선천성 3급 시각장애인이다. 태어나서 얼마 안 돼 오른쪽 눈의 시력을 잃었다. 왼쪽 눈도 시력이 0.04에 불과하다. 코앞에 있는 글자도 못 읽을 정도다. 그러나 김군은 항상 자신만만하다. 의지만 있으면 못할 일이 없다는 신념으로 당당히 역경과 맞서 싸운다. 김군은 다음달 연세대 사회복지학과에 입학한다. 장애인 특별전형이 아닌 일반전형으로 합격한 것이다. 20일 전교 수석으로 동천고를 졸업하는 김군은 확대경으로 책을 보거나 내용을 녹음한 뒤 듣고 또 들었다고 했다. "책을 달달 외웠어요. 그게 저만의 독특한 공부법이죠." 장애에도 불구하고 치매노인을 위해 110시간이나 봉사하는 등 지금까지 49회나 봉사활동을 벌였다. 김군은 "사회에 진출하면 복지업무 담당 공무원이 돼 몸이 불편한 장애인들을 돕는 일을 평생 하고 싶다"고 말했다.

◆ 권민재(19.서울 보성고.창의성)

어릴 적부터 카세트.텔레비전.전기밥솥 등 집안의 가전제품을 뜯어보며 발명왕의 꿈을 키워 온 권군은 '학생 발명왕'이다. 27회 전국과학 발명품 경진대회에서 받침대를 마음대로 조절할 수 있는 미술도구인 '이젤'로 금상을 받았다. 그는 전국 대회에서 22번이나 수상했다. 권군은 "길을 걷다가도 아이디어가 떠오르면 메모했다가 만들어 보곤 한다"며 "사람들의 일상생활을 편하게 하는 로봇 등을 만들고 싶다"고 말했다. 경희대 기계산업시스템공학부에 입학하는 권군은 기업을 경영하면서 발명도 하는 최고경영자가 되는 게 꿈이다. 자신의 발명품을 바로 제품으로 만들어 보겠다는 것이다. 권군은 이미 특허 2개, 실용신안 6개, 의장등록 2개를 갖고 있다. 권군은 "대학에 가면 입시 부담이 없어 맘껏 적성을 살릴 수 있을 것 같다"며 "특히 과학과 로봇을 접목한 발명을 하고 싶다"고 했다.

◆ 김예림(24.한국항공대 항공재료공학.논문학술)

올 1월 중국 칭다오(靑島)에서 열린 친환경재료공학 국제학술대회에 참가해 논문을 발표한 학구파다. 올 7월에도 캐나다 밴쿠버에서 열리는 국제학술대회에 논문을 발표하러 간다. 김씨는 학부생이지만 벌써 과학논문인용색인(SCI)에 속한 외국 저명 학술지에 논문 두 편을 올렸다. 웬만한 교수 못지않은 실적이다. 김씨는 "오전 2~3시까지 연구실에 남아 교수님과 함께 연구를 했다"고 말했다. 4학년 땐 마그네슘에 세라믹코팅을 입히는 민군 합동프로젝트에 참가할 정도의 실력파이기도 하다. 김씨는 "앞으로 10년 뒤엔 항공재료 분야가 뜰 것이라고 생각해 이 분야를 택했다"고 말했다. 항공대 석사를 거쳐 도쿄대 박사 과정에 진학한 뒤 계속 이 분야 연구를 할 계획이다.

양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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