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부진에 기아차도 '실적 추락'…상반기 영업이익 사실상 반토막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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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자동차의 2분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각각 47.6%, 52.8% 감소했다. 현대차에 이어 기아차 역시 이익이 사실상 반토막 난 것이다. 상반기 전체 영업이익도 지난해보다 44% 줄었다. 역시나 중국 판매 부진이 문제였다.

매출액 26조4223억원, 영업이익 7868억원 #각각 2.5%, 44% 감소…"사드 보복 직격탄" #2분기도 부진…당기순이익은 52.8% 줄어

기아차는 27일 서울 양재동 본사에서 2분기 경영실적을 발표했다. 매출액은 13조5784억원, 영업이익은 4040억원, 당기순이익은 3896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매출액은 6.0%, 영업이익은 47.6%, 당기순이익은 52.8%가 떨어진 것이다.

지난 5월 출시행사를 가진 '스팅어' [사진 기아자동차]

지난 5월 출시행사를 가진 '스팅어' [사진 기아자동차]

수익성도 악화됐다. 영업이익률은 3%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3%포인트 줄었고, 당기순이익률 역시 5.7%에서 2.9%가 되며 절반 수준으로 떨어졌다.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은 각각 지난 1분기와 지난해 4분기를 제외하고 2010년 이후 가장 낮은 수준이다.

26일 실적을 발표한 현대차와 마찬가지로 중국 판매 부진이 가장 큰 타격이었다. 기아차는 지난 3월부터 본격화된 이른바 ‘사드 보복’의 직격탄을 맞은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 기아차의 상반기 글로벌 시장 판매량은 지난해 동기 대비 7.6% 감소한 135만6157대에 그쳤는데, 특히 중국 판매량이 41.5%(11만8000대)나 감소했다. 이는 글로벌 전체 판매 감소분인 11만2000여대를 뛰어넘는 수치다. 중국을 제외하면 전체적인 판매는 상반기에 오히려 0.5% 증가한 것이다. 또한 미국과 내수 시장에서도 부진했다. 각각 9.9%, 7.8% 판매가 줄었다.

<기아차 상반기 경영실적(IFRS 연결 기준)>

자료: 기아자동차

자료: 기아자동차

반면 유럽과 중남미, 러시아 등 주요 신흥시장에서는 선전했다. 유럽에서 승용 차급 판매가 늘고 니로가 인기를 끌면서 지난해 상반기 보다 9.5% 더 판매했고, 중남미와 러시아에선 각각 18.6%와 23.1%의 판매 증가율을 기록했다.

문제는 하반기 전망도 그리 밝지는 않다는 점이다. 실적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이슈들이 남아있다. 기아차 어려운 경영여건이 이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일단 노조 파업과 통상임금 관련 소송이 큰 산이다. 6년을 이어온 기아차의 통상임금 소송은 다음달 17일 1심 선고를 앞두고 있다. 판결에 따라 수천억원 이상의 충당금이 하반기 실적에 반영될 수 있다. 중국 시장 역시 갑자기 상황이 반전되기는 어렵다. 외교 문제가 복잡하게 얽힌 사드 사태가 조기에 해결되기를 바라기는 쉽지 않은데다, 판매를 급격하게 늘릴만한 주요 신차 출시가 계속되는 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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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아차는 하반기에 신흥시장을 더 적극적으로 공략한다는 전략이며, 중국 시장에서의 판매를 점검하기 위해 태스크포스(TF) 팀도 구성했다. 또한 최근 국내 출시한 스팅어와 스토닉의 신차 효과를 이어나가기 위해 글로벌 시장에 순차적으로 투입한다는 계획도 세웠다.

한천수 기아차 재경본부장(부사장)은 “내부적으로는 원가 절감, 외부적으로 판매역량 강화 등을 통해 중국 판매 부진에 대응하고 있고, 미국에선 추가적인 수요 둔화가 있을 수 있어 무리한 판매 확대보다 재고를 줄이는 방식으로 대응할 것이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유럽에 스토닉과 스팅어를, 러시아와 멕시코에 쏘렌토와 카니발 부분변경 모델을 선보여 중국ㆍ미국 시장 부진에 따른 수익성 추가 하락을 방어하겠다”고 덧붙였다.

윤정민 기자 yunj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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