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창단 4개월 대전제일고, 부산공고 꺾고 전국무대 데뷔전 승리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대전제일고가 26일 서울 목동야구장에서 열린 제51회 대통령배 전국고교야구대회(중앙일보·일간스포츠·대한야구소프트볼협회 주최) 1회전에서 부산공고를 2-1로 이겼다. 창단 4개월밖에 되지 않은 제일고는 전국대회 데뷔전에서 뜻깊은 승리를 거뒀다.

우진혁 1실점 완투, 2회전 진출 #구대성의 친형 구대진 감독이 지휘 #포수 노영오 대회 1호 홈런 화순고 #포항제철고에 콜드게임승 거둬

제일고는 4회 말 부산공고 4번 타자 정유진에게 3루타, 김기환에게 내야 땅볼을 허용하며 실점했다. 제일고는 6회와 7회 무사 1·2루 찬스를 잡았지만, 득점에 실패했다. 제일고는 8회 초 최정혁의 2루타와 이남규의 몸맞는공 등으로 2사 2·3루를 만들었다. 이어 7번 타자 백진규가 중견수 쪽으로 2타점 적시타를 날리며 경기를 뒤집었다. 백진규는 결승타를 포함해 2타수 2안타·2볼넷을 기록했다.

대전 제일고 우진혁

대전 제일고 우진혁

마운드에선 오른손 투수인 2학년 우진혁이 돋보였다. 선발로 나선 우진혁은 9이닝 동안 4피안타·3볼넷·6탈삼진·1실점으로 대회 첫 완투승의 주인공이 됐다. 직구 최고 스피드는 시속 130㎞대였지만 슬라이더와 커브의 제구가 뛰어났다. 우진혁은 “야구를 시작한 뒤 9이닝 완투는 처음”이라며 “아직 부족한 점이 많지만, 변화구는 자신 있다. 프로선수가 되는 게 꿈”이라고 말했다.

1973년 대성고 야구부 해체 후 대전 지역에서는 대전고가 유일한 고교 야구팀이었다. 지난 3월 제일고가 고교야구 74번째 팀으로 창단했다. 그러나 제일고는 교육청으로부터 체육특기학교 지정 인가 승인을 받지 못한 상황이다. 야구장 등 인프라를 확보하지 못했다는 이유 때문이다.

프로야구 쌍방울 레이더스에서 뛰었던 제일고 구대진(50) 감독은 한화 이글스 출신 구대성의 친형이다. 학교 운동장에서 훈련하기 어려워 구 감독이 직접 버스를 운전하고, 선수들과 합숙하며 전력을 키웠다. 제일고는 이번 대회에 18명만 출전했다. 그 가운데 3학년은 4명뿐이고, 2학년이 4명, 1학년이 10명이다. 우진혁은 지난해까지 상우고를 다니다 전학했다. 이처럼 어려운 여건에도 불구하고 제일고는 대통령배 1회전을 통과하는 저력을 발휘했다. 구대진 감독은 “선수들이 최선을 다해준 결과”라며 흐뭇해했다.

화순고 포수 노영오

화순고 포수 노영오

이어진 경기에서는 화순고가 포항제철고를 11-1, 5회 콜드게임으로 이겼다. 이번 대회 첫 콜드게임이다. 화순고에선 4번 타자 노영오가 공격을 이끌었다. 노영오는 1회 초 1사 2·3루에서 중견수 방면 뜬공으로 선제타점을 올렸다. 1-1로 맞선 4회 초에는 왼쪽 담장을 훌쩍 넘겼다. 25일 그라운드 홈런 2개가 나왔지만 이번 대회에서 담장을 넘긴 홈런을 친 건 노영오가 처음이었다. 노영오의 홈런 후 타선이 폭발한 화순고는 4회 7점, 5회 3점을 뽑아내며 완승했다. 1타수 1안타·1볼넷·2타점을 올린 노영오는 “고등학교는 물론 초등학교·중학교 때도 홈런을 친 적이 없었다. 오늘 첫 홈런을 날렸다”라며 활짝 웃었다. 그의 롤모델은 공격과 수비가 모두 뛰어난 두산 베어스 양의지다. 노영오는 “양의지 선배처럼 투수 리드도 잘하고 타격도 뛰어난 선수가 되고 싶다”고 말했다.

대통령배

대통령배

지난해 우승팀 동산고는 0-2로 뒤진 9회 초 2사 만루에서 1학년 외야수 장광석이 주자일소 2루타를 터트려 안동 영문고에 3-2 역전승을 거뒀다.

대통령배

대통령배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