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당 류석춘 혁신위원장, 행사 중 “매국노”봉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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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으로 임명된 류석춘을 향해 한 시민이 “매국노”라 부르며 격노했다.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당의 환골탈태를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중앙포토]

류석춘 자유한국당 혁신위원장은 당의 환골탈태를 주도하겠다고 다짐했다. [사진·중앙포토]

류 위원장은 24일 서울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수여식에서 위원들에게 임명장을 전달한 뒤 기념 촬영을 했다.

사진 촬영 직후 회의를 위해 착석하는 과정에서 한 노인이 류 위원장을 향해 호통을 쳤다.

그 노인은 “일베, 뉴라이트 류 위원장이 일베 정신으로 한국당을 개혁하는 것이냐, 뉴라이트 사상이 대단해서 사사키 재단에서 돈 얼마나 받아먹었느냐”고 큰소리로 따졌다.

이어 그는 “당신이 받은 돈, 매국노 류석춘! 나와 이놈!”이라고 소리치다 제지당했고, 결국 회의장 밖으로 쫓겨났다.

류 위원장은 연세대 사회학과 교수로 재직하던 2004~2010년 일본 극우성향 민간재단 관련 단체에서 일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류씨가 당시 재단법인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으로 일했는데, 바로 그 아시아연구기금이 태평양 전쟁의 ‘A급 전범’인 사사카와 료이치(笹川良一·1899~1995년)가 세운 일본재단의 출자 기금으로 설립됐다.

아울러 일본재단 측 지원을 받아 설립된 아시아연구기금이 한국 내에서 일본 측 극우재단 논리를 확산하는 역할을 맡은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됨에 따라 당시 아시아연구기금 사무총장을 역임한 류 위원장에게 비난의 화살이 쏟아지고 있다.
실제로 류 위원장은 국내 극우성향 사이트인 ‘일베(일간베스트 저장소)’ 논리를 부정하지 않는 경향을 보였고, 과거 연구실적 중 이른바 일본이 한국의 근대화에 기여했다는 내용의 ‘식민지근대화론’을 전개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후 류 위원장을 향해 “매국노”라고 호통쳤던 한 노인이 쫓겨나면서 이 사건이 일단락되는 듯 하자, 그 자리에 함께 있던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가 나서 그를 두둔했다.

홍준표 대표는 “앞으로 저런 사람들 종종 있을 것”이라며 “시작하는 것이니까 그리 괘념치 마시기 바란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홍 대표는 “과거처럼 의원총회에 회부해서 수용 여부를 결정하는 것은 넌센스”라며 “그렇게 하지 않겠다고”강조했다. 다만 “외부에서 보기에도 오른쪽 눈으로만 진단하고 봐서는 안 된다”며 중립적 시각을 당부했다.

배재성 기자 hongdoy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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