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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전고용' 한·독 비교 부족

중앙선데이

입력

지면보기

541호 30면

독자 옴부즈맨 코너

지난주 중앙SUNDAY 1면은 ‘일제 침략 상징 충혼비 평택 갔다’라는 제목으로 저물어 가는 용산시대를 다뤘다. 기사를 읽으면서 마음 한구석이 먹먹해졌다. 대한민국의 아픈 역사는 아직도 지속되고 있구나, 그럼 우리는 이런 역사를 되풀이하지 않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하는가?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기사였다. 지속적인 언론의 관심과 감시를 통해 다시는 이런 실수가 발생하지 않도록 하는 것이 필요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신고리 5·6호기 중단…반발 확산’ 기사도 시의적절하고 제대로 된 비판기사였다. 현 정부가 모델로 삼고 있는 대만도 원전을 재가동 했고 2011년 후쿠시마원전 사고를 겪었던 일본도 전기료 상승 등으로 IT 산업과 그 외의 전력소모가 많은 산업이 고통을 겪자 원전 재가동에 들어갔다. 미국에서도 원전에 대한 지지가 이어지고 있고 원전 재가동을 진행 중이다. 독일 등의 경우 탈원전 정책 결정이 충분한 공론화 작업을 거쳐 이뤄졌다. 이에 비하면 현 정부의 정책은 그야말로 ‘아마추어적’이고 ‘지지자 만족용’에 지나지 않는다고 본다. 시의적절한 비교기사와 데이터는 많은 울림을 끌어냈다.

2면의 사설 ‘규제로 시장 잡겠다는 사고, 이제 벗어날 때다’ 역시 명문(銘文)이라 평하고 싶다. 지난 5월 출범한 현 정부는 수요와 공급 그리고 경쟁이라는 기본적인 경제원칙에서 많이 벗어난 전형적인 행정편의적 정책들만 시장에 제시하는 모습을 보여 왔다. 부동산 정책, 통신비 인하 등 많은 분야에서 정부의 행정력을 통해 소위 ‘팔 비틀기’로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것은 잠깐의 ‘비바람’만을 피해 보겠다는 쇼라고 생각한다. 시의적절한 사설이었다.

5면의 ‘헌법학자 김진한이 말하는 헌법사용 설명서’는 많은 생각을 하게 하는 기사였다. 특히 울림을 던진 구절은 마지막이었다. ‘우리 민주주의 실패와 헌법의 오작동은 어쩌면 이런 우리 삶의 방식의 문제에서 비롯된 것일 수도 있다. 헌법을 생각하는 국민을 키우지 않으면 이는 반복될 것이다.’ 맞는 이야기다. 헌법과 법에 대한 존중이 없는 사회는 제대로 기능을 할 수 없다. 정치권이나 사회 전반에 걸쳐 법에 대한 존중이 사라지면서 자유만 강조되다 보니 많은 문제점들이 야기돼 왔다. 이제는 기본을 다시 다져야 할 때라는 생각이 들었다.

15면의 ‘메르켈 공약 완전고용 실현 가능할까’ 라는 기사는 한국과 많이 비교되는 독일의 현재 모습을 다뤘다. 기사를 읽으면서 스친 생각은 한국에서는 왜 이런 성과를 만들 수 없을까? 왜 이런 개혁을 창조할 수 없는가? 라는 부러움이었다. 한국의 현재 상황과 비교해서 우리에게 부족한 것이 무엇인지를 조금 더 깊이 있게 짚어 줬으면 좋았겠다는 아쉬움이 남는다.

정호빈
서울에 거주하면서번역 및 광고 일을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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