英 BBC 방송인 '최고' 연봉은?…여성 1위와 차이가

영국 공영방송 BBC에 출연하는 방송인이 받은 최고 연봉은 지난해 기준 220만∼225만 파운드(31억9000만원∼32억6000만원)로 나타났다. BBC TV 인기 프로그램 ‘톱기어’ 등을 진행했던 영국 유명 방송인 크리스 에번스(51)가 그 주인공이다.

 BBC는 19일(현지시간) 연례보고서를 통해 15만 파운드 이상의 보수를 받는 고소득 방송인 96명의 명단을 최초로 공개했다. 고소득 방송인을 공개하라는 정부와 여론의 압박에 강제로 공개됐다. 이번에 공개된 금액은 이들이 BBC로부터 직접 받은 보수만 해당한다. 이들이 다른 방송사에서 받은 금액과 이들이 속한 기획사나 외주 제작사에 BBC가 지급한 금액은 제외됐다.

영국 공영방송 BBC에서 최고 연봉을 받는 크리스 에반스(왼쪽)와 여성 연봉 1위인 클라우디아 윙클먼. [BBC 홈페이지 캡처]

 BBC는 명단을 공개한 직후 남녀 임금 차별 논란에 휩싸였다. 명단에 이름이 오른 96명 중 여성은 34명으로 전체의 3분의 1에 불과한 데다 고소득 범위를 25만 파운드로 좁힐 경우 남성(25명)보다 여성(9명)이 턱없이 적었기 때문이다.

 특히 여성 연봉 1위 방송인의 연봉은 남성 1위인 에번스의 5분의 1 수준에 그쳤다. 여성 1위는 BBC TV 리얼리티 쇼 진행자인 클라우디아 윙클먼(45)으로, 연봉은 45만∼50만 파운드(6억6000만원∼7억3000만원) 수준이다.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는 이날 LBC 라디오와의 인터뷰에서 “BBC가 같은 업무를 하는 여성에게 임금을 덜 주고 있는 것을 확인했다”며 “여성과 남성이 동등한 임금을 받는 것을 보고 싶다”고 비판했다.

 영국 의회 최장수 여성 의원인 해리엇 하먼 전 노동당 부당수도 "BBC 내에 명백한 성차별이 존재한다"며 "BBC에 투입되는 공공자금이 이렇게 불공정하게 쓰여서는 안 된다"고 주장했다.

BBC에서 최고 연봉 받는 방송인들 [BBC 홈페이지 캡처]

영국 공영방송 BBC가 2017년 연례보고서에서 공개한 남녀 임금 비교 [BBC 홈페이지 캡처]

 추인영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