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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소문사진관]서울 종로 거리에 깔린 불황의 그림자

중앙일보

입력

서울 도심의 손꼽는 상권이던 종각역 일대에 불황의 파도가 덮쳤다. 종로권의 중심이 종로2가에서 광화문과 종로1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임대료 마저 치솟자 상인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점포를 빼고 있는 것이다. 종각역 4번 출구 앞 이 4층 건물은 건물 전체가 공실이다.1층은 4년째 비어 있다.이 건물 바로 옆 파이롯트 건물은 현재 내부 수리중이다.

서울 도심의 손꼽는 상권이던 종각역 일대에 불황의 파도가 덮쳤다. 종로권의 중심이 종로2가에서 광화문과 종로1가로 넘어가는 상황에서 임대료 마저 치솟자 상인들이 더이상 버티지 못하고 점포를 빼고 있는 것이다. 종각역 4번 출구 앞 이 4층 건물은 건물 전체가 공실이다.1층은 4년째 비어 있다.이 건물 바로 옆 파이롯트 건물은 현재 내부 수리중이다.

1층 뿐만 아니라 5층, 7층도 새 임차인을 찾고 있다.

1층 뿐만 아니라 5층, 7층도 새 임차인을 찾고 있다.

 대한민국 대표적 상권이던 종로2가 대로변 일대 상가에 불황의 그림자가 덮쳤다. 18일 현재 보신각 앞 1호선 종각역 4번 출구에서 종로 2가가 끝나는 지점까지 대로변 200여m의 32개 1층 점포 중 5개 점포가 비어 있다. 가장 주목도가 높은 대로변 1층 점포 중 약 15.6%의 상가가 공실인 셈이다.2층 이상의 사무실을 포함할 경우 공실률은 껑충 치솟는다.

  종각 역 4번 출구 바로 앞 4층 건물은 건물 전체가 비어 있는 상태다. 대형 안과가 입주해 있던 1층 점포는 4년째 새 주인을 찾지 못하고 비어 있다.

  커피와 베이커리를 판매하는 프랜차이즈 매장 마노핀은 2014년 7월부터 4층 건물 전체를 임대해 80평 규모의 매장을 운영하다 2016년 11월 종로에서의 사업을 접었다.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포앞에서 한 남성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주인을 찾지 못하고 있는 점포앞에서 한 남성이 막걸리를 마시고 있다.

  종로2가 한가운데 젊음의 거리 입구에 있는 대형 매장은 올해 초 의류 브랜드 뱅뱅 이 철수한 이후 7개월째 비어 있다. 근처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은 “지나치게 올랐던 상가임대료가 최근 들어 조금 내렸지만, 아직도 매출보다 턱없이 높은 수준”이라며 “상가 자체가 이미 활력을 잃은 상태이고 사드 사태 이후 중국 관광객들의 발길마저 줄어들어 당분간 새 주인을 찾기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종로2가 한가운데에 있는 이 매장은 7개월째 비어 있는 상태다.이 점포 역시 임대료가 치솟던 시기에 매장을 철수했다.

종로2가 한가운데에 있는 이 매장은 7개월째 비어 있는 상태다.이 점포 역시 임대료가 치솟던 시기에 매장을 철수했다.

  70~80년대만 하더라도 서울 도심의 중심 상권이던 종로통은 이후 90년대 후반부터 2000년대 초까지 재개발 붐이 일었던 광화문과 종로1가 지역의 상권이 상대적으로 부각되면서 중심 상권으로서의 명성이 타격을 입었다. 과거의 명성에 취해 개발을 외면한 채 안주하면서도 주변 활성화된 상권의 임대료 수준을 고집하다가 가랑비에 옷 젖듯 지역 전체의 상권이 쇠락하는 것이다.

한번 빈 점포는 다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최근 임대료가 내렸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매출 역시 하락하고 있어 선뜻 들어오는 상인이 없기 때문이다.

한번 빈 점포는 다시 채워지지 않고 있다. 최근 임대료가 내렸다고는 하나 여전히 높은 수준이고 매출 역시 하락하고 있어 선뜻 들어오는 상인이 없기 때문이다.

 서울시는 현재 세종대로 사거리에서 흥인지문까지 종로 2.8km를 주말을 비롯한 특정 시간대에 보행 전용거리로 운영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우선 하반기부터 1년간 정례적으로 행사나 축제 등을 개최해 본 뒤 2019년부터는 종로 지역 상권과 연계해 상시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차량 이동이 적은 휴일에 차도를 인도로 바꿔 시민들이 향유할 수 있도록 하는 한편 해당 지역의 상권도 살리자는 의도다.

점심시간 종각역 4거리 벤치에서 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점심시간 종각역 4거리 벤치에서 한 노숙인이 잠을 자고 있다.

 상인들과 건물주들은 서울시의 이같은 계획에 기대를 걸고 있지만 이미 활력을 잃은 거리가 서울시의 의도대로 기력을 되찾을지는 의문이다. 우선 매출보다 감당하기 어려울 정도로 치솟은 임대료가 정상을 되찾아 빈 점포가 바로바로 채워지는 것이 전제조건이다. 젊음의 거리 입구에서 장사하는 한 상인은 "이런 저런 조치를 취한다고는 하지만 가장 시급한 건 무엇보다 임대료를 내리는 것" 이라며 "매출은 계속 줄어드는데 손해를 보면서 장사를 계속할 수는 없는 것 아니냐"고 되물었다.
글·사진= 김춘식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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