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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인터뷰] 숭의초 수련회 지도사, "방 안에서 사건이 벌어질 때 그 아이는 밖에 나와 있었다."

중앙일보

입력

"누군지 안다. 귀엽게 생긴 애. 걔는 밖에 나와 있었다. "

숭의초 수련회서 A군 숙소 관리한 수련원 지도사 인터뷰 #"지도사는 입소식 때 맨 앞 줄 반장 얼굴 익히는 게 관례" #"이불폭행 사건 시간에 숙소 밖에 있던 반장 A군 봤다" #"시교육청 감사팀에 A군 행적 진술하고 확인서도 제출"

 서울 숭의초의 학생수련회(4월 20~21일)가 진행된 경기도 모 수련원의 김모(25) 지도사는 "A군이 폭력사건 당시 숙소 밖에 나와 있었느냐"는 질문에 이렇게 답했다. 그는 수련원에서 학생들을 인솔하고 감독하는 역할을 담당했다. 김 지도사와의 인터뷰는 14일과 15일 두차례에 걸쳐 전화와 문자메시지를 통해 이뤄졌다.

취재진은 보다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김모 지도사에게 수련회 당시 촬영된 A군의 사진을 보내 기억하고 있는 반장이 맞는지 물었다. 김 지도사는 "맞다"고 답을 보냈다.  [휴대전화 캡처] 

취재진은 보다 명확한 사실 확인을 위해 김모 지도사에게 수련회 당시 촬영된 A군의 사진을 보내 기억하고 있는 반장이 맞는지 물었다. 김 지도사는 "맞다"고 답을 보냈다.  [휴대전화 캡처] 

논란이 된 학교 폭력이 발생했던 시각에 A군이 숙소 밖에 있었다고 교육청 감사실에 밝혔다던데.

 “그렇다. 20일 오후 1시부터 1시 30분 사이, 학생들이 숙소에 들어가 짐을 푸는 시간이었다. 나는 그때 숙소 밖 벤치에 앉아 다음 프로그램으로 학생들을 인솔하기 위해 대기하고 있었다. 그동안 A군은 숙소 밖 출입구 주변에서 다른 친구 1~2명과 놀고 있었다.”

학생들이 도착한 지 얼마 되지 않은 시각인데, 어떻게 A군의 얼굴을 기억하나.

“학생이 도착하면 바로 입소식을 한다. 입소식을 할 때 반별로 반장이 맨 앞에 선다. A군도 반장이라 앞줄에 섰다. 그날 숭의초에선 3개 반이 왔다. 지도사들은 앞줄의 학생들을 눈여겨본다. 수련회 동안 방 열쇠를 나눠주고 열쇠를 보관하는 ‘방장’ 역할을 앞줄에 있는 아이가 맡기 때문이다.”

폭력사건이 발생하자 숙소에 들어갔다던데.

“갑자기 숙소 안에서 누군가 ‘선생님, 얘 울어요’라고 말해 들어갔다. 이불 여러 장이 바닥에 흩어져 있었다. (피해학생을) 덮어놓고 장난친 것 같았다. 애들에게 ‘누가 했어’ 라고 물어보니 방안에 있던 학생들이 모두 ‘자기는 아니다’라고 했다. 울던 학생이 ‘얘가 그랬다’고 지목하면, 그 애는 ‘다른 애가 했다’고 말하기도 했다. 곧바로 옆방(여교사 숙소)에 있던 담임교사가 왔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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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사가 지도하는 모습을 봤나.

 “(방에선 나왔지만) 방문이 열려 있어 볼 수 있었다. 교사가 오니 A군 등 밖에서 놀던 애들도 들어갔다. 교사가 아이들에게 상황을 묻고 꾸짖고 나올 때까지 5분에서 10분 정도 걸린 것 같다.”

당시 상황을 자세히 말해달라.  

 “담임이 ‘괴롭힌 사람은 손들라’고 하니 2~3명 정도 손들었다. 그때 밖에서 놀던 아이들이 들어왔다. 교사는 그 중 A군에게 '방에서 애들이 싸우는데, 반장인 너는 왜 밖에서 놀고 있었냐'며 야단을 쳤다. 교사는 밑에 깔렸던 애한테 ‘너는 인기가 많아 친구들이 너한테 계속 장난치는 거야’라고 달래더라. 결국 울던 애도 같이 웃고 나왔다. ”

 A군이 방에 없었던 게 확실한가.

 “그 아이는 1박2일 수련회 내내 방에 있을 시간이 없었을 거다. 밖에 머무는 시간이 많아 지도사들이 자주 방에 데려다 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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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육청 감사관실 직원과의 통화 내용은.

 “ 통화는 한번만 했다. ‘상황이 어떻게 됐냐’고 물어 방금 말한 것처럼 이야기하고 끊었다. ‘반장이 폭행에 가담했냐’고 물어 ‘그 애는 (숙소에서) 나와 있었다’고 답했다.”

감사실 직원은 뭐라고 답했나.

 “‘알겠다’고만 했다. 다른 걸 물어보진 않았다.”

확인서(6월 27일)도 써서 보냈다던데.

 “그렇다. 수련원에서 같이 일하는 팀장이 써달라고 해서 보내줬다. (교육청이 요청해서 써준 거라던데) 맞다.”

박형수 기자 hspark97@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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