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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 칼럼] 희망의 과일로 영그는 포도, 중국 수출 눈앞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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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여인홍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여인홍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우리나라가 포도도 수출한다고 하면 ‘과연?’하는 눈빛으로 바라보는 분들이 적잖을 것이다. 계절과일이고 저장성이 없어 관리하기 힘든 포도를 어떻게 수출하겠는가 하면서 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수입량보다는 많이 부족하지만, 포도를 수출하는 국가다. 게다가 수출 증가 추세가 뚜렷해 2011년 이후 연평균 25.4%의 증가세를 보인다.

홍콩·싱가포르·미국·뉴질랜드 등지로 수출하고 있고, 열대과일의 천국이라 불리는 베트남·말레이시아·대만 등 동남아시아에도 수출이 이뤄지고 있다. 2015년에 중국과의 검역 협상이 완료됨에 따라 대(對)중국 수출길도 활짝 열려 중국으로 본격적인 수출도 이루어질 전망이다.

우리에게 포도는 아픈 기억이 많은 과일이다. 2003년 2월 한·칠레 FTA 타결 때 한국 농업피해에 대한 우려로 강력한 반대가 있었는데 당시 국내 포도 산업의 붕괴를 가장 크게 우려했다. 세계 최대 수출국인 칠레산 포도가 한국에 범람할 것으로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붕괴를 우려했던 한국의 포도 산업은 경쟁력 강화를 위한 노력으로 안정세를 유지하고 있다. 우선 한국 수확기에 수입되는 포도에 대하여 계절관세를 적용함으로써 농가 피해를 최소화했다. 켐벨얼리·거봉 등 기존 제품에 대한 품질을 업그레이드하는데 땀을 흘렸다. 또 흑구슬·홍이슬 같은 신품종을 개발하고 샤인머스켓 등 도입종을 토착화시키는 데에도 정성을 쏟았다.

그 가운데에서도 단연 ‘블루칩’으로 꼽히는 품종은 샤인머스켓이다. 그동안 국내 포도 재배 면적의 70% 정도는 검붉은 빛깔을 띠는 캠벨얼리 종이었다. 샤인머스켓은 색깔이 푸르고 껍질째 먹을 수 있는 특성에 당도는 22Brix 정도로 캠벨얼리보다 두배 정도 높다. ‘설탕포도’라는 별명으로 불린다. 가락동 도매시장 경락 가격이 ㎏당 2만5000원 정도로 농산물중 인삼 다음으로 고가를 자랑하는 과일이다.

aT(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는 포도 수출확대를 위해 전력투구를 하고 있다. 일본산 샤인머스켓이 중국에서 ㎏당 15만원으로 높은 가격에 거래되고 있는데 일본산을 제치고 한국산을 본격 수출하려고 준비하고 있다.

이를 위해 aT는 최근 중국의 프리미엄시장 바이어를 초청해 상담회를 실시했고 계약 협상중이다. 생산 초기 단계인 7월 하순에는 팸투어, 품평회와 홍보 행사를 대대적으로 할 예정이다.

또한 수출용 고품질 제품을 생산해 수출까지 일관하는 수출선도조직을 육성해 조직화 및 규모화를 도모하고, 수출 창구 일원화를 통한 경쟁력 강화로 ‘수출 효자’로 육성해 나간다는 계획이다. 중국은 물론 남반구·미주·동남아 등 전 세계인이 한국산 포도를 맛보고 엄지를 치켜드는 기적을 만들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여인홍 농수산식품유통공사 사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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