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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자경영 ‘날개’ 편 bhc치킨, 4년 만에 매출 3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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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bhc치킨 박현종 회장이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bhc 치킨]

bhc치킨 박현종 회장이 12일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질문에 답변하고 있다. [사진 bhc 치킨]

독자 경영 4주년을 맞은 bhc 치킨이 사회공헌활동과 상생 노력을 강화하겠다고 12일 발표했다.

BBQ서 독립한 뒤 상생경영 강화 #인테리어비 낮추고 결제기간 단축 #매출의 일부 소외층에 기부하기로

bhc 박현종 회장은 이날 서울 소공동 더 플라자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치킨 한 마리를 팔 때마다 일정 금액을 적립해 펀드를 조성하고 이를 소외 계층에 기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본사에서 직영으로 점포를 운영하다 매출 등이 일정 수준에 오르면 분양하는 방법으로 창업자의 투자 위험을 줄이는 방안도 구상 중이다. 현재는 매달 잘 알려지지 않은 의인을 찾아 ‘bhc 히어로’로 선정해 격려하고 소비자의 다양한 소원을 접수해 이루어 주는 ‘bhc 엔젤’ 등의 봉사 활동을 펼치고 있다.

1997년 ‘별 하나 치킨’으로 출범한 bhc치킨은 2004년 9월 BBQ치킨을 운영하는 제너시스의 계열 브랜드로 편입했다. 그러다 2013년 7월 씨티은행 계열 사모펀드인 로하튼 코리아에 매각되면서 9년 만에 다시 독자 노선을 걷게 됐다.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그래픽 이정권 기자 gaga@joongang.co.kr]

독립 이후 bhc의 성장은 가파르다. 지난해 매출은 2326억원으로, 2013년(827억원)에 비해 세 배 가까이 증가했다. 이 기간 한 때 모회사였던 BBQ를 제치고 업계 2위(매출 기준)에 올랐다. 가맹점은 806곳에서 1395곳으로, 가맹점 연평균 매출은 1억4200만원에서 3억1300만원으로 늘었다.

지금까지는 독립이 성공적이었다는 설명이다. bhc 관계자는 “가맹점이 589곳이 늘면서 2500명의 일자리 창출 효과를 가져온 셈”이라고 말했다.

최근 프랜차이즈에 대한 공정거래위원회의 조사를 의식한 듯 이날 간담회에선 ‘상생 경영’이 자주 언급됐다. 이와 관련 bhc는 최근 최대 55일까지 걸리던 가맹점 결제 기간을 3일 이내로 줄였다. 또 가맹점 사업주가 의견을 올리면 관련 부서에서 24시간 이내에 처리하도록 하는 ‘신바람 광장’을 운영 중이다.

박 회장은 “3년 전 평당 160만원이던 인테리어 비용을 130만원으로 줄였고, 매장에 필요한 설비는 온라인 최저가보다 낮은 가격으로 공급하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고 설명했다. 매장에서 노동 강도를 줄이기 위해 치킨을 만드는 과정을 10단계에서 3단계로 줄이기도 했다.

임직원과 상생도 주된 경영 목표 중 하나다. bhc 치킨을 비롯해 이 업체가 운영하는 ‘한우 43’등 5개 외식 브랜드의 직원을 모두 정규직으로 전환하고 있다.

2013년 115명이던 임직원은 사업이 성장하면서 지난해는 377명으로 늘어났다. bhc 직원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업무 프로세스를 개편해 비효율을 없앴다. 오후 6시30분의 칼퇴근, ‘샌드위치 휴일 무조건 쉬기’ 등의 기업 문화도 이어가고 있다. 올해는 독자경영 4주년을 기념해 처음으로 여름 휴가비도 지급할 예정이다.

최근 논란이 된 치킨 가격에 대해 박 회장은 “치킨의 주 소비자는 청소년 등 젊은 층인데 한 마리를 두 명이 먹는다고 볼 때 1인당 만원이면 부담스러운 수준”이라며 “우리를 포함해 치킨 프랜차이즈의 영업이익이 높은 만큼 가격 인하를 고민해 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간담회에서는 bhc와 ‘한 식구’였던 BBQ와 분리 이후 이어진 법적 분쟁에 대한 질문도 나왔다. 두 업체는 분리 뒤 각종 소송으로 ‘앙숙’ 관계가 됐다. 박 회장은 “예기치 않게 많은 소송을 당했고 우리도 불가피하게 법에 호소한 것도 있는데 지금까지는 모두 승소했다”며 “소모적인 소송보다는 생산적인 일에 집중해 서로 프랜차이즈 산업에 기여할 수 있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사모펀드가 소유한 기업이라 불안정하다는 시선에 대해 그는 “총 투자금 1600억원 중 국내 기관 투자자들이 1000억원을 투자한 토종 프랜차이즈”라고 강조했다. 간담회에 참석한 조형민 로하튼 코리아 대표는 “bhc의 성장 가능성이 아직 높아 현재로는 매각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전영선 기자 azul@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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