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메이·시진핑 사이 이방카, 아버지 자리 대신 앉아 논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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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8일 G20 회의 중 시진핑 중국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은 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캡처]

8일 G20 회의 중 시진핑 중국 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은 이방카 트럼프. [트위터 캡처]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의 맏딸 이방카가 아버지를 대신해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테리사 메이 영국 총리 사이에 앉을 자격이 있을까.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서 각국 수반들과 나란히 앉아 있는 이방카의 사진을 두고 논란이 뜨겁다.

다른 회담 떠난 트럼프 빈자리 착석 #“의전 전통 위반” 외교적 결례 비판 #백악관 “여성기업인 이슈 맞춰 합류”

이방카는 지난 8일(현지시간)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G20 정상회의 도중 트럼프 대통령이 다른 회담을 위해 떠나자 뒷줄에 앉아 있다 이 빈자리로 이동했다. 이 장면이 참석자의 현장 사진으로 공개되자 외교적 결례이자 민주주의 위배라는 비판이 쏟아졌다. 이방카가 백악관 보좌관이라는 직책을 갖고 있긴 해도 대통령 부재 시 국무장관급이 앉는 자리를 차지한 것은 도가 지나쳤다는 지적이다.

니컬러스 번스 전 북대서양조약기구(나토) 주재 미국 대사는 워싱턴포스트(WP)에 “정상회의 의전이란 각 정부의 권력자가 누구인지 알려주는 전통인데 이를 위반했다”면서 “(민주국가에선) 대통령의 가족이라 해서 권위가 부여되진 않는다”고 꼬집었다. 힐러리 클린턴 캠프의 언론담당 잘리나 맥스웰도 MSNBC에서 “이방카에게 세계 지도자들과 한 테이블에 앉을 만한 자격과 경험이 있는가. 이건 이 정부에 내재한 부패를 보여준다”고 비판했다. 인터넷에선 “언제 이방카를 대통령으로 뽑은 선거가 열렸냐”는 비아냥이 쏟아졌다.

당시 세션은 ‘아프리카, 이민 및 보건 이슈에서의 협력’이었다. 백악관 측은 “세션 초점이 ‘아프리카 여성 기업인 지원’으로 옮길 즈음 이방카가 합류한 것”이라며 “당시 다른 나라들도 지도자가 빠진 자리에 다른 참석자가 앉았다”고 해명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도 CBS 인터뷰에서 “이방카는 자신을 공복(公僕) 가족의 일원으로 여긴다”고 옹호하면서 “(당시 자리는) 그가 집중하는 이슈들이 논의되고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방카는 이날 백악관 보좌관 자격으로 여성 기업인 지원 심포지엄의 패널로 나서기도 했다. 이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세계은행의 ‘여성기업가기금 이니셔티브’에 500만 달러(약 57억원)를 내겠다고 발표했다.

강혜란 기자 theoth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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