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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도 대법원, "갠지스 강, 법적으로 인간과 같은 지위 아냐"

중앙일보

입력

인도 대법원이 갠지스강에 대해 “인간과 같은 법적 지위를 부여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인도인들은 갠지스강을 여신으로 신격화해 ‘어머니인 갠지스강’으로 숭배한다.

'어머니의 강'으로 불리며 숭배되는 갠지스 #"자연물인 강은 인간·법인으로 볼 수 없어"

바라나시를 끼고 도는 갠지스 강변의 낮. '어머니 강' 갠지스는 늘 목욕하고 기도하러 오는 성지 순례객들로 붐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강물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하며 물을 마신다. [중앙포토]

바라나시를 끼고 도는 갠지스 강변의 낮. '어머니 강' 갠지스는 늘 목욕하고 기도하러 오는 성지 순례객들로 붐빈다. 남녀노소를 불문하고 강물에서 목욕을 하고 기도하며 물을 마신다. [중앙포토]

8일 인도의 힌두스탄타임스 등에 따르면 인도 대법원은 전날 갠지스ㆍ야무나 강에 법인격(법 등의 권리ㆍ의무의 주체가 될 수 있는 자격)이 있다고 판단한 북부 우타라칸드 주 고등법원의 판결에 대해 “강을 법인이나 생명체로 간주할 수 없다”고 판결했다.

지난 3월 우타라칸트 주의 고등법원은 갠지스ㆍ야무나 강의 대리인이 강물을 오염시키는 이들을 상대로 낸 소송에서 강의 법인격을 인정했다. 우타라칸트 주 고등법원은 “강도 권리를 행사할 수 있다”며 “강을 오염시키면 사람을 해친 것과 마찬가지로 규율될 것”이라고 밝혔다. 강의 후견인으로는 우타라칸트 주 수석 차관 등 3명이 선임됐다.

힌두교 축제인 ‘ 쿰 멜라 ’ 에 참가한 순례객들이 갠지스강에서 몸을 씻고 있다. [ 하르드와르 로이터 = 뉴시스 ]

힌두교 축제인 ‘ 쿰 멜라 ’ 에 참가한 순례객들이 갠지스강에서 몸을 씻고 있다. [ 하르드와르 로이터 = 뉴시스 ]

하지만 우타라칸드 주 정부는 “강에 대한 사회적 믿음을 보호하기 위해 강을 법인으로 선언할 순 없다”며 대법원에 상고했다.

주 정부는 만약 강에 법인격을 인정할 경우, 홍수가 났을 때 피해 주민들이 강을 상대로 손해배상청구 소송을 할 수도 있다고 우려했다. 또 강들이 우타라칸드 주 뿐 아니라 여러 주에 걸쳐있는데 우타라칸드 주 고등법원이 법인격을 인정한 것은 관할권을 넘어 선 것이라고 주장했다.

지난 3월 뉴질랜드에선 원주민인 마오리족이 신성하게 여기는 황거누이 강에 인간과 같은 법적 지위를 인정한 법률을 세계 최초로 통과시킨 바 있다.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 하는 황거누이 강. [중앙포토]

뉴질랜드의 원주민 마오리족이 신성시 하는 황거누이 강. [중앙포토]

김선미 기자 calli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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