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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 머리띠 두른 화물연대] "수출길 또 막혀" 기업 초비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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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3면

화물연대가 지난 5월에 이어 석달 만에 다시 집단 운송 거부에 들어가자 기업들은 철도 수송 비중을 늘리는 등 비상 수송대책 마련에 안간힘을 쓰고 있다.

그러나 시멘트.철강재 등의 산업 원자재 수송길이 막히는 등 벌써부터 피해가 나타나고 있다. 이에 따라 장기화할 경우 제2의 물류대란이 빚어질 것으로 기업들은 걱정하고 있다.

포스코 포항제철소의 경우 화물연대 소속 차주들이 서울로 올라가 운송 거부 투쟁에 들어가는 바람에 운송 차량의 60% 수준인 90여대가 멈췄다.

포스코는 화물연대에 참여하지 않은 차량 26대를 임시로 대체 투입하고 운송회사의 타지역 차량 19대를 긴급 동원했다.

또 하루 5회인 운행횟수를 7회로 늘리는 방법으로 하루 2만7천t의 철강 운송량을 소화할 계획이다. 포스코 장성환 팀장은 "화물연대의 공장 정문 봉쇄나 운행 방해가 없다면 당분간 철강 물류에는 지장이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멘트 업계는 육상 운송이 거의 마비되면서 비상이 걸렸다. 쌍용양회 영월공장은 하루 4만t의 시멘트를 전국으로 수송해 왔지만 이날 오전부터 수송이 전면 중단됐다.

한일시멘트의 한 관계자는 "화물연대가 운송 방해를 하지 말라는 지침을 내렸지만 공장 안팎에서 조직적으로 비조합원의 차량 운송을 방해하고 있어 차량 동원에 애를 먹고 있다"고 호소했다.

이와 함께 가전.컴퓨터 등 수출 제품의 출하가 늦춰지고 있다. 냉장고.청소기를 생산하는 삼성전자 광주공장은 차량을 확보하지 못해 일부 물량을 내보내지 못하고 있다. LG전자는 마산항에서 배를 이용해 부산항으로 컨테이너를 운반하는 방안을 검토하고 있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화물연대 비가입 차량을 최대한 확보하는 길밖에는 뾰족한 대책이 없다"고 말했다.

삼성물산 등 종합상사들은 수출 제품 선적 열흘 전께 부두에 컨테이너가 도착하기 때문에 당장 피해는 없을 것으로 전망했다. 그러나 만약의 사태에 대비해 해외 거래처에 납품 연기를 요청하는 방안 등 다각적인 대책 마련을 서두르고 있다.

김창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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