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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 유엔 안보리에서 "북에 막강 군사력 사용할 수 있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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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니키 헤일리 주 유엔 미국대사가 5일(현지시간) 열린 유엔 안보리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AFP=연합뉴스]

“해야 한다면 대북 군사수단도 포함하겠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대사, 안보리서 밝혀 #"미국은 우리 능력을 최대한 사용할 준비 돼"

5일(현지시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안보리)가 소집한 긴급회의에서 니키 헤이리 미국 대사가 열변을 토하며 내뱉은 말이다. 대륙간 탄도미사일(ICBM) 발사에 성공한 것으로 보이는 북한을 제재하려면 국제사회의 동조를 얻어야 하는데, 이를 위해 어느 정도 의도한 면이 없지 않지만 미국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하고싶은 말을 그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의 ICBM 발사는 명백한 군사력 증강”이라며 “북한은 외교적 해법으로 (사태를 해결할) 가능성을 빠르게 닫아버리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막강한 군사력(considerable military forces)’까지 언급한 것이다.

헤일리 대사는 "북한은 외교적 해결의 가능성을 빠르게 닫아버리고 있다"고 전제한 뒤 "우리가 가진 여러 능력 가운데 하나가 막강한 군사력(considerable military forces)"라며 "미국은 자신과 우방을 방어하기 위해 능력을 최대한도로 사용할 준비가 돼 있다"고 경고했다.

회의장 분위기는 그야말로 일촉즉발이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의 신경전이 불을 뿜었다. 안보리 7월 의장국을 맡은 류제이 중국대사가 “중국과 러시아 고위급 회담에서 대화로 해결해야 한다는 공동성명을 발표했다”면서 “객관적이고, 공평하고 합리적이면서 실현가능한 제안으로 지지해주길 바란다”고 말했다.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이다.

니키 헤일리 대사 유엔 안보리 발언 영상
(http:www.joongang.co.kr/article/21732513 네이버 등 포털 뉴스에선 영상이 보이지 않습니다)

그러자 헤일리 대사가 다시 마이크를 잡았다. 그는 “만일 북한과 친구가 되고 싶다면 거부하라. 만일 이것이 정말 위협으로 느껴진다면 더 강하게 대북제재안을 거부하라”면서 “진정 대북제재를 원치 않으면 우리는 우리 길을 가겠다”라고 쏘아붙였다.

그는 “북한만 보지 않겠다. 어느 누구든 그들과 사업하는 이들도 더 이상 결의안을 무모하게 만드는데 인내심은 불필요하다”고 덧붙였다. 사실상 중국을 겨냥한 발언이다. 대북 교역량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중국이 유엔제재를 위반할 경우 중국의 대미 교역 또한 위태로워질 것이라고 경고했다.

헤일리 대사는 중국에 "협력하겠다"면서도 "그러나 우리를 오늘의 이 암울한 나날로 이끈 과거의 잘못된 접근법을 우리는 반복하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이런 교역제한 문제를 놓고 충분한 시간에 걸쳐 논의를 했다면서다.

이와 함께 지난해 북한의 4차, 5차 핵실험 후 채택된 고강도 대북제재에 이은 초강력 제재를 마련하고 있음을 예고했다. 미국이 대북 원유공급 중단, 해외노동자 송출 금지와 같은 ‘헤비급’ 제재안을 마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예정됐던 대북 규탄성명은 상정되지 않은 것도 고강도 대북제재안을 준비하고 있기 때문이라는 설명도 있다. 언론성명은 말 그대로 성명일뿐이어서, 행동을 수반하는 제재안에 집중하겠다는 계산이다.

유엔 안보리 관계자는 “미국 측은 유엔 안보리에서 추가제재가 결의되지 않으면 미국 독자적으로 나서겠다는 결단이 확고해진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조태열 주 유엔 대사. [AFP=연합뉴스]

조태열 주 유엔 대사. [AFP=연합뉴스]

북한은 지난 4일 오전 평안북도 방현 일대에서 동해상으로 탄도미사일 '화성-14형'을 발사했다. 이 미사일을 미국 정부는 북한의 주장대로 ICBM이 맞다고 결론지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전날 성명을 내고 "미국은 더욱 강력한 조치로 북한의 ICBM 시험에 대한 책임을 물을 것"이라며 "북한의 핵무장을 절대로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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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욕=심재우 특파원, 서울=이경희 기자 jwshim@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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