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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테르테도 반했나…KAI, 필리핀 ‘공군의 날’에 공격기 12대 인도

중앙일보

입력

“한국이 만든(South Korea-made)FA-50PH가 폭탄을 퍼부어 테러리스트들을 소탕하길 바란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이 한국이 수출한 공격기에 큰 만족을 나타냈다.

"한국 공격기로 테러리스트 소탕할 것" #수리온 헬기 수출도 기대

 항공기 생산업체인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은 필리핀에 경공격기 FA-50PH 12대를 성공적으로 인도했다고 4일 밝혔다. 필리핀 공군은 이날 앙헬레스 클락 기지에서 ‘필리핀 공군의 날 70주년 기념식’과 함께‘FA-50PH 최종호기 인도식’을 개최했다.

한국한공우주산업이 만든 FA-50PH

한국한공우주산업이 만든 FA-50PH

 행사에는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을 비롯해 델핀 로렌자나 필리핀 국방장관, 에르가 팔료리나 필리핀 공군 사령관 등 필리핀 군 고위 장성들이 참석했다. 하성용 KAI 사장, 김재신 주필리핀 한국대사도 초청됐다.

 FA-50PH는 KAI가 미국 록히드마틴과 공동 개발한 고등훈련기 T-50을 기반으로 한 수출형 경공격기다. 첨단 항전장비와 무장장착이 가능하다. KAI는 2014년 필리핀과 FA-50PH 12대 약 4억2000만 달러(약 4826억원) 규모의 수출계약을 했다.

 당시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은 “축하비행에만 쓰이는 값비싼 비행기는 필요없다. 차라리 그 돈으로 반군 소탕용 고속정과 헬기를 살 수 있었을 것”이라며 부정적인 입장이었다.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중앙포토]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중앙포토]

 그러나 최근 필리핀 공군이 일부 인도된 FA-50PH를 반군 공습작전에 투입해 성공적으로 임무를 마치면서 인식이 크게 바뀌었다. 이번 공습에 반군 조직은 최고지도자 이스닐론 하필론(Isnilon Hapilon)이 부상하고, 최소 4명 이상의 조직원이 사망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필론은 이슬람 극단주의 무장세력 IS와 연계된 테러리스트로, 미 국무부가 테러리스트로 지정해 추적하고 있는 인물이다.

 KAI에 따르면 필리핀 공군은 FA-50PH가 적어도 36대가 필요하다고 보고하는 등 추가 도입을 위한 분위기를 조성하고 있다. 또 수리온 헬기에 대한 관심도 표명하고 있어 초도 수출이 기대된다.

 KAI는 그동안 인도네시아·터키·페루·필리핀 등 7개국에 137대 34억 달러(약 4조원) 규모의 국산 항공기 KT-1과 T-50을 수출했으며 현재 태국·보츠와나·미국 등에 추가 수출을 추진 중이다. T-50 항공기 한 대 수출은 중형자동차 1000여대 수출과 맞먹는 효과가 있다. 미국을 포함해 향후 50년간 세계 고등훈련기 시장 규모는 2000여대 100조원에 이르는 것으로 추정된다.

이소아 기자 ls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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