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사증후군 있으면 망막혈관에 치명적…출혈 위험 8배

온라인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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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류장훈 기자]

복부비만 등 대사증후군 환자는 망막 출혈 등 망막 정·동맥 질환 위험이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복부비만이 있거나 혈당이 높은 사람은 망막 혈관 위험이 크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인제대 상계백병원 안과 김재석 교수는 병원 종합건강검진센터에서 건강검진을 받은 환자의 결과를 토대로 이같이 분석했다.

김 교수는 2014년 1월 1일부터 4월 30일까지 건강검진 수검자 중 안저 사진을 촬영했던 321명(평균 연령 55.3세, 남성 197명, 여성 124명)을 대상으로 대사증후군 지표와 망막 혈관 간의 관계를 분석했다.

대사증후군은 ▶복부비만 허리둘레 남성 90cm 이상, 여성 85cm 이상 ▶중성지방 150mg/dL 이상 ▶고밀도 콜레스테롤 남성 40mg/dL 미만, 여성 50mg/dL 미만 ▶공복혈당 110mg/dL 이상 ▶혈압 130/85mmHg 이상 등 5가지 요소 중 3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를 말한다.

조사 대상 수검자 중 각 진단 기준을 만족한 환자는 복부비만 70명, 중성지방 81명, 고밀도 콜레스테롤 89명, 공복혈당 41명, 혈압 129명이었다. 이 중 3가지 이상을 만족하는 경우(대사증후군)는 52명이었다.

분석 결과 대사증후군으로 진단된 환자, 복부비만이 있는 환자, 중성지방 수치가 높은 환자는 그렇지 않은 사람에 비해 중심망막 동맥의 직경이 작은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중성지방이 높은 환자는 정맥에 비해 동맥이 가늘어져 있었다. 또 복부비만이 있는 환자와 고혈압이 있는 환자는 동맥의 압박에 의해 정맥이 눌리는 위험도가 각각 2.68배, 2.78배 높았다. 복부비만이 있을 경우 망막에 여러 색, 형태, 크기의 반점이 나타나는 망막 삼출물이 발생할 위험도가 2.3배 높았고, 공복혈당이 높은 환자는 망막 출혈이 발생할 위험도가 무려 8.06배 높았다.

이전 연구에서 고혈압·심부전·관상동맥질환·뇌졸중·당뇨·고혈당 등이 망막 혈관의 직경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보고된 적은 있으나 한국인의 대사증후군 구성요소와 망막 혈관 변화와의 관계에 대한 연구는 없었다.

망막은 인체에서 미세혈관을 직접 관찰할 수 있는 유일한 조직으로, 안저 검사와 안저 사진을 통해 망막 혈관의 현재 상태와 변화를 쉽게 알 수 있다. 최근에는 종합건강검진을 통해 대사증후군과 관련된 검사를 시행하고 있으며, 안과 질환에 대한 선별 검사로 안저 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김재석 교수는 "대사증후군의 각 인자들이 망막 삼출물이나 망막 출혈을 일으킬 수 있어 건강검진을 통해 망막의 변화를 조기에 발견해 영구적인 시력 감소를 예방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또 안저 사진에서 대사증후군이 동반될 가능성을 확인할 수 있는 만큼 정기적인 안저 검사로 대사증후군에 대한 검사가 필요한지 알아보는 것도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대한안과학회지 2016년 7월호에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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