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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맹점 갑질’ 정우현 전 미스터피자 회장 검찰 출석…“물의 일으켜 죄송”

중앙일보

입력

‘가맹점 갑질’ 혐의를 받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69)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9시 18분 검찰에 출석했다. 검찰이 지난 21일 미스터피자 방배동 본사 등에 대한 압수수색에 나선 지 12일만이다. 정 전 회장은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 등을 받는 피의자 신분으로 조사를 받게 된다.

지난 21일 압수수색 12일만에 검찰 출석 #"아무 말씀도 안 할 건가" 기자 질문에 "에휴~" #검찰 "조사 후 구속영장 청구에 무게두고 법리 검토"

검정색 카니발 차량을 타고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청사에 나온 정 전 회장은 혐의를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굳은 표정으로 “물의를 일으켜 죄송하다”고 답했다.

가맹점 ‘갑질 논란’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초동 검찰 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가맹점 ‘갑질 논란’ 등으로 수사를 받고 있는 미스터피자 창업주 정우현 전 MP그룹 회장이 3일 오전 서초동 검찰 청사에 출석하고 있다. [연합뉴스]

그는 “공정거래법 위반 혐의를 인정하느냐”, “검찰 조사를 잘 받겠다고 했는데 뭘 잘못했다는 건가” 등 취재진의 초반 질문에 아무 말도 하지 않다가 입을 열었다. 다음은 조사실로 가기 전 포토라인에서 기자들과 한 문답.

-아무 말씀도 안 하실 건가.
“예. 에휴(멋쩍은 표정을 지으며) 물의를 일으켜서 죄송합니다. 오늘 검찰 조사에 성실히 임할 것입니다.”
-횡령 혐의는 인정하나.
 “(묵묵부답)”
-가맹점주의 자살 사건이 본사 영업과 관계가 없다는 입장은 여전한가.
“죄송하다. 검찰에 들어가서 답변하겠다.”
그러면서 그는 약 4초간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서울중앙지검 공정거래조세조사부(부장 이준식 )에 따르면 정 전 회장은 친인척 운영 업체를 중간에 끼워 넣어 이른바 ‘치즈 통행세’를 받는 방식으로 높은 가격의 치즈를 가맹점에 강매한 혐의를 받고 있다. 탈퇴한 가맹점주들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이들이 낸 피자가게 인근에 체인점을 만들고 할인 공세를 펴는 ‘보복 출점’을 했다는 의혹도 있다.

검찰은 최근 MP그룹 등을 압수수색해 본사가 탈퇴 가맹점주들의 영업 방해를 치밀하게 준비한 정황이 담긴 자료를 확보했다. 검찰은 MP그룹이 가맹점주에게 본사 광고비를 떠넘기고, 회장 자서전 구매와 간판 교체 등을 강요했다는 의혹도 조사할 방침이다.

이번 사건을 수사 중인 검찰 관계자는 “미스터피자 본사를 비롯해 여러 차례의 압수수색 및 관련자 소환조사를 통해 정 전 회장의 혐의가 어느 정도 입증이 된 상황”이라며 “가맹점주들의 매출이 급감하는 상황 등을 고려해 조사를 진행한 후 구속영장을 청구하는 쪽으로 법리 검토를 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검찰은 지난달 21일 미스터피자 본사와 관계사 2곳을 압수수색했다. 이어 같은 달 29일에는 MP그룹의 물류ㆍ운송 담당 회사와 도우제조업체 등을 추가로 압수수색했다.

앞서 정 전 회장은 갑질 논란으로 여론이 악화하고 검찰 수사가 시작되자 지난달 26일 대국민 사과를 하고 회장직에서 물러났다.

현일훈ㆍ손국희 기자 hyun.ilhoo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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