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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전사 '고공낙하' 익숙한 文, 난기류 속 스탠딩 간담회

중앙일보

입력

업데이트

“어…어…어!”

28일(이하 한국시간) 오후 2시 20분경. 문재인 대통령은 첫 한ㆍ미 정상회담을 위해 미국으로 출발한 ‘공군1호기’가 이륙한 직후 기자단이 있는 좌석으로 와 선 채로 간담회를 진행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흔들리는 기내에서 선 채로 20여분간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모진이 난기류를 이유로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한 마디 더 하겠다"며 간담회를 이어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문재인 대통령이 28일 흔들리는 기내에서 선 채로 20여분간 간담회를 진행했다. 참모진이 난기류를 이유로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지만 문 대통령은 오히려 "한 마디 더 하겠다"며 간담회를 이어갔다. 청와대사진기자단

간담회가 진행되던 중 문 대통령의 몸이 크게 ‘휘청’거렸다. 급작스런 난기류의 영향으로 기체가 위ㆍ아래로 심하게 흔들리면서다. 자리에 앉아있던 기자들 사이에선 당황한 외침이 나왔다.

문 대통령 옆에 있던 주영훈 청와대 경호실장은 즉각 “비행 규정상 앉아 있어야 한다”며 간담회 중단을 요구했다. 그러나 난기류에 논란 기자들과 청와대 참모진들의 표정과는 달리 문 대통령의 표정은 태연했다. 오히려 얼굴에 웃음기를 띨 정도였다. 그리고는 간담회 중단을 요청하는 참모진들에게 “제가 하나만 더 부탁하겠다”며 간담회를 더 이끌어나갔다.

문재인 대통령의 특전사 때 모습. [사진 2012년 당시 문재인 캠프]

문재인 대통령의 특전사 때 모습. [사진 2012년 당시 문재인 캠프]

그는 “한ㆍ미 정상회담의 성공 여부는 절반은 저와 우리 외교팀의 노력에 달린 것이라면 절반 정도는 언론에 달려있다”며 “새 정부의 첫 해외순방이며 첫 정상회담인 만큼 성공을 거둘 수 있도록 함께 도와달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특전사 출신이다. 군용 수송기에서 고공낙하 훈련을 여러차례 받은 탓에 이날 난기류에도 당황한 기색이 없었다. 그는 흔들리는 기내에서 서서 20여분간 자신의 소신을 밝혔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정상과의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악수 외교'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문재인 대통령은 '두 정상과의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것'이라며 트럼프의 '악수 외교'에 대해 자신감을 보였다.

소위 ‘악수외교’를 이어가고 있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의 첫 대면에서의 악수에 대해서도 자신감을 비쳤다. 그는 “트럼프 대통령도 어떻게 악수하느냐라는 것을 세계가, 또 우리 국민들이 아주 관심 가지고 지켜볼 것이라는 것을 의식하지 않느냐”며 “아마도 두 정상 간에 아주 우정과 신뢰를 보여주는 악수 장면이 될 거라 믿는다”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자신의 휴가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그는 “아직 휴가를 언제 갈 거란 계획을 세우지는 않았다”며 “저는 연차휴가를 다 사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이미 취임 12일만인 지난달 22일 하루짜리 연차휴가를 썼다. 대선 당시에도 ‘일자리 나누기’ 차원의 일자리 대책을 설명하면서 “우리는 이제 쉬어야 합니다”라는 말을 한 적도 있다.

대통령의 연가 일수는 따로 정해져 있지 않다. 그러나 국가공무원 복무규정에 따르면 6년 이상 재직한 공무원의 경우 1년에 21일의 연가를 갈 수 있다. 과거 노무현정부에서 청와대 민정수석, 시민사회수석, 비서실장을 지내고, 국회의원을 거친 문 대통령은 공무원 재직 기간이 6년이 넘기 때문에 21일의 연가를 쓸 수 있다. 반면 지난해 정무직 공무원의 1년 휴가는 4.1일에 불과했다.

워싱턴=강태화 기자 thka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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