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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준용 조작' 당원 이모씨 카톡..."당이 기획 지시하고 꼬리 자르기"

중앙일보

입력

지난 대선 당시 '문준용 제보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 [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시 '문준용 제보 조작' 의혹을 받고 있는 이모씨. [연합뉴스]

지난 대선 당시 문재인 대통령의 아들 준용씨의 한국고용정보원 입사 특혜 의혹을 조작해 유포한 혐의를 받고 있는 국민의당 당원 이모씨가 검찰 소환 직전 카카오톡 메시지를 통해 자신의 억울함을 호소한 것으로 알려져 파문이 일고 있다.

27일 오마이뉴스 보도에 따르면 이씨는 전날인 26일 검찰에 소환되기 직전 한 온라인매체 편집위원장에게 메시지를 보냈다. 당시 이씨는 문자를 통해 "내일 어이없는 소식을 듣게 되실 것"이라며 "국민의당에서 지난번 문 대통령 아드님 파슨스 관련해서 부친 빽으로 갔다는 이슈 제기, 그거 다 거짓인 걸 사과할 것이다"라고 말했다.

이어서 이씨는 "제가 어쩌다가 거기 연루돼 있다"며 "참고인 조사를 받으라고 한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씨는 "그런데 당에서 기획해서 지시해놓고, 꼬리자르기를 하고 있다"며 "당에서는 몰랐다고 해당자들 출당 조치 시킨다더라"고 덧붙였다.

알려진 문자 내용만 보면 이씨의 '조작'이 국민의당 차원에서 이루어진 것이라는 의미로 비칠 수 있는 내용이다.

이모씨가 모 매체 편집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메시지.

이모씨가 모 매체 편집위원장에게 보낸 것으로 알려진 카카오톡 메시지.

그러나 국민의당 측에서는 이번 사태와 관련해 '몰랐던 일'이라고 주장하고 있다.

대선 당시 국민의당에서 공명선거추진단장을 맡았던 이용주 국민의당 의원은 27일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이씨가 검찰 통보를 받고 깜짝 놀라서 21일에 '드릴 말씀이 있다'고 문자를 보냈다. 주말인 24일 우리 사무실로 이씨가 왔다"며 "고소·고발이 취하될 수 있는지를 묻더라"고 밝혔다.

이어서 이 의원은 "이씨가 제보가 조작된 것이라고 말하길래 처음에는 제보자인 김모씨를 보호하려고 거짓말을 하는 줄 알고 '쓸데없는 말 하지 마라'고 했다"며 "그랬더니 어떻게 조작했는지 설명을 했다"고 말했다.

이씨가 조작 사실을 털어놓기 전에는 자신도 몰랐다는 의미다.

이 의원의 주장에 따르면 이씨는 당 지도부와 상의하지 않고, 혼자 휴대폰 3대를 동원해 카카오톡 대화창을 조작했다. 녹음파일은 준용씨의 파슨스 동료 이메일을 도용하고 남동생을 시켜 가짜로 제작했다.

이씨는 전날 검찰에 긴급체포됐다. 서울 남부구치소에 수감됐다가 이날 서울남부지검에 다시 소환돼 11시간이 넘도록 조사를 받고 있다. 검찰은 오늘 자정쯤 이씨에 대한 조사를 일단 마무리할 것으로 보인다.

오원석 기자 oh.wonseo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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