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유·소주값 안 올린다네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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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3면

인상 여부를 두고 논란이 벌어졌던 경유와 소주 가격이 오르지 않게 됐다.

서민 증세 논란 일자 청와대 진화 #기재부 “세율 인상 등 계획 없어”

최영록 기획재정부 세제실장은 26일 정부세종청사에서 긴급 브리핑을 열고 “정부는 경유 세율을 인상할 계획이 없다”고 밝혔다. 최 실장은 이어 “소주값 인상으로 이어질 수 있는 주세 과세체계의 개편도 하지 않기로 했다”고 말했다.

앞서 한국조세재정연구원 등 4개 국책연구기관이 정부 용역보고서에서 현재 휘발유의 85% 수준인 경유 가격을 휘발유 가격 대비 90~125%로 상향 조정하는 내용의 시나리오를 만들었다는 사실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불거졌다.

‘서민 증세’가 아니냐는 비판이 제기되면서 논란이 가중되자 청와대 관계자가 “경유값을 휘발유값의 125%까지 올린다는 건 비현실적인 내용이며 (기재부가) 청와대와 협의하지도 않았다”고 진화에 나서기까지 했다. 최 실장은 “이번 연구용역은 지난해 6월 발표된 미세먼지 관리 특별대책의 하나로 이뤄진 것”이라며 “국책연구기관들이 각종 시나리오별로 경유값 인상에 따른 미세먼지 저감 효과를 검토했으나 실효성이 낮다는 결과가 나왔기 때문에 정부도 경유 세율을 인상하지 않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종가세(가격에 따라 세율 책정)인 주세를 종량세로 변경하면 소주값이 오르게 된다’는 주장과 관련해 최 실장은 “지난 22일 연구용역 결과에 대한 공청회를 열었는데, 종량세로의 개편은 중장기적으로 신중한 검토가 필요하다는 의견들이 제기됐다. 정부는 이 의견들에 따라 주세를 당장 개편하지 않고, 중장기적으로 연구하기로 했다”고 말했다.

기재부는 이와 함께 근로소득세 면세자 축소도 추진하지 않기로 했다. 최 실장은 “자칫 저소득자의 세부담을 늘리는 결과가 초래될 수 있기 때문에 중장기 과제로 삼아 신중히 검토하기로 했다”고 덧붙였다.

세종=박진석 기자 kailas@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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