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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0m 두고 펼쳐지는 '양평대전'...롯데마트-코스트코 가격 전쟁 펼친다

중앙일보

입력

서울 양평동에는 롯데마트와 코스트코가 나란히 있다. 지난 4월 롯데마트가 문을 열면서다. 건물 하나를 사이에 두고 120m 거리다. 상권이 겹치다 못해 꼭 일치한다.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코스트코)과 대형마트(롯데마트)라는 다른 업태에도 불구하고 서로를 의식할 수밖에 없다. 이런 상황에서 롯데마트가 먼저 칼을 빼 들었다.

롯데마트 양평점 '최저가 정책' 실시 #인근 코스트코 양평점과 가격 경쟁 #구매빈도 높은 30여종 생필품 대상 #코스트코 부지 계약은 내년 5월 종료 #땅주인 이마트 트레이더스 입점 유력

롯데마트는 서울 양평점의 주요 생필품 30여 종을 코스트코보다 싸게 판매하는 ‘최저가 정책’을 시작한다고 26일 밝혔다.  일시적인 행사가 아니라 상시로 해당 품목은 무조건 코스트코보다 저렴한 가격에 판매한다는 것이다. 구매 빈도가 높은 라면ㆍ통조림ㆍ세제는 물론 제철 과일ㆍ채소 등 신선식품까지 포함한다.

지난 4월 문을 연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의 모습 [사진 롯데마트]

지난 4월 문을 연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의 모습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양평점은 지난 4월 ‘고객 휴식’과 ‘쇼핑’을 결합한 새로운 개념으로 문을 열었다. 1층 전체를 도심 속의 숲이라는 의미로 ‘어반 포레스트’로 명명해 휴식공간을 배치했다. 누구나 이용할 수 있는 테이블과 계단식 좌석, 그랜드 피아노 등을 갖췄다. 롯데마트에 따르면 일반 점포 대비 50% 이상 비용을 더 들였다. 여기에 고객의 지갑을 열기 위해 ‘가격’ 요소까지 더한 것이다.

업계에서는 롯데마트의 공격적인 행보를 주목하고 있다. 대형마트가 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을 겨냥해 가격 경쟁을 펼치는 것은 이번이 처음이기 때문이다.
업계 관계자는 “회원제 할인점은 연회비를 받는 데다 대량상품을 별도 진열 없이 적재 상태로 놓기 때문에 관리 비용도 덜 든다”라면서 “태생적으로 가격 경쟁이 쉽지 않은 구조인데 롯데마트가 예상 외로 공격적인 행보를 보이고 있다"고 말했다.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은 26일부터 주요 생필품 30여종을 인근 코스트코 보다 싸게 판매하는 ‘최저가 정책’을 시작한다. [사진 롯데마트]

롯데마트 서울양평점은 26일부터 주요 생필품 30여종을 인근 코스트코 보다 싸게 판매하는 ‘최저가 정책’을 시작한다. [사진 롯데마트]

상대가 코스트코인 점도 특이하다. 코스트코는 월마트와 까르푸 등 외국 유통업체들이 연이어 한국 정착에 실패한 것과 달리 현재 서울 3곳(양재ㆍ양평ㆍ상봉)을 비롯 인천ㆍ대전ㆍ대구ㆍ부산ㆍ울산ㆍ의정부ㆍ천안ㆍ광명 등 13개 점포를 운영하고 있다. 내년 3월에는 세종시에도 새 점포가 문을 연다. 양재점의 경우 전세계 매장 700여 개 중 매출 1위(6000억원 이상)이며 양평점 역시 2400억원 수준으로 알려져 있다. 이마트 전체 점포 평균 매출의 2배가 넘는 수치다.

롯데마트 양평점이 코스트코와 전면전을 선포한 이유는 당장 코스트코를 꺾겠다는 생각에서만은 아니다. 코스트코가 내년에 떠난다는 상황 변화까지 감안한 포석이다. 코스트코 양평점 부지는 이마트가 임대차계약을 통해 빌려주고 있는데, 내년 5월 계약이 종료된다. 업계에서는 이 자리에 이마트의 비회원제 창고형 할인점인 트레이더스가 들어오는 것을 기정사실로 여기고 있다. 이렇게 되면 유통 맞수인 롯데와 신세계가 나란히 경쟁을 펼치게 되는 셈이다.

류경우 롯데마트 수도권영업3부문장은 “서울양평점 오픈 이후 고객들로부터 '코스트코와 가격을 비교한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고, 실제로 신선식품은 이미 가격 경쟁을 하고 있었다”면서 “여기에 품목을 더 늘리고 상시로 경쟁을 펼친다는 것은 미래 고객까지 확보하겠다는 전략"이라고 설명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양평 대전' 롯데마트-코스트코 주요 품목 가격 비교

품목

구분

규격

현 판매가

단위당 가격

일반 판매가(일반 롯데마트 기준)

신라면

롯데마트

20입/박스

1만1290원

565/1

1만3520원

코스트코

30입/박스

1만7090원

570원/1입

-

스팸

롯데마트

340g*3+1개

1만2690원

3173/1

1만4280원

코스트코

340g*6개

1만9190원

3198원/개

-

맥심 모카골드마일드

롯데마트

12g*220포

2만0440원

92.9/1

2만4800원

코스트코

12g*380포

3만5490원

93.4원/1포

-

수박

롯데마트

9kg~10kg

9900원

990~1100/kg

1만6900원

코스트코

7kg~8kg

9790원

1224~1399원/kg

-

체리

롯데마트

700g

9800원

1400/100g

1만1900원

코스트코

1360g

1만9090원

1404원/100g

-

자료: 롯데마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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