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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주에서 1년만에 땅값 10배 오른 지역”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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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tvN 캡처]

[사진 tvN 캡처]

작곡가 유희열과 정재승 카이스트 교수가 경주 황리단길의 땅값이 10배가량 올랐다는 점을 찾아냈다.

유희열과 정재승 교수는 23일 방송된 tvN ‘알쓸신잡’에서 경주의 카페거리 황리단길을 찾았다.

이날 유희열은 황리단길 카페의 한 직원에게 “예전에 비해서 땅값이 많이 올랐느냐”고 물으니 직원은 “엄청 많이 올랐다. 10배 가까이 올랐다. 예전엔 평당 몇 십만원했는데, 천만원대로 올랐다”고 말했다.

이 말은 들은 황교익 음식평론가는 “그 가게 주인이 다 경주 사람일까요”라 물었다. 이에 유희열은 “저희가 갔던 곳만은 다 경주 사람이었다”고 말했다.

이를 두고 유희열은 “‘젠트리피케이션’이라는 단어를 많이 쓰는데, 정확한 이 단어의 뜻이 무엇인가”를 셋에게 물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젠트리’라는 것이 원래 중세에서 근대로 넘어올 때, 중세 봉건적 특성이 있지는 않았지만 상당한 구매력과 자본력이 있는 세력이 있었는데, 그 계급을 ‘젠트리 계급’이라고 한다”며 어원을 말했다.

이어 김영하 작가는 “우리나라는 갑작스러운 임대료 상승으로 원주민들이 내몰리는 현상을 얘기한다”고 덧붙였다.

그러다 황교익씨는 “집값이 갑작스럽게 오른다는 것은 주변 영세 자영업자들에게는 피해고 가혹한 일”이라며 “이러한 현상을 막을 수 있는 길은 없었나”며 한탄했다.

이어 유시민 작가는 “인류 역사상 그러한 현상을 막는 일은 없었다”며 단호하게 말했다. 유시민 작가는 입소문이 나자 임대료가 오르는 현상에 대해 “시간문제이고, 막을 수가 없다”며 “기업혁신에도 기업의 이윤은 그대로고 노동자의 임금 상승도 그다지 오르지 않았는데, 그 성장의 부는 다 어디로 갔느냐? 그것은 바로 다 그 땅주인에게 간 거다”라는 헨리 조지의 『진보와 빈곤』란 저작을 거론했다.

그러면서 “‘조물주 위에 건물주’라는 말이 있다”며 “그 책을 보면 ‘당신이 10년 후에 부자가 되고 싶다면, 일단 땅을 사두고, 나풀리의 거지나 나병 환자처럼 누워 지내든가 풍선을 타고 하늘로 올라가든가 구멍을 파고 땅속으로 내려가든가 해서 10년이 지나서 당신이 나타나면, 당신은 부자가 되어 있을 것이고, 그리고 그 도시 길 모퉁이에는 반드시 빈민구호소가 있을 것이다”라고 얘기했다.

이에 황교익씨는 “그렇다면 실제 정치적으로 해결할 수 있는 통로가 있진 않나”는 질문했다.

이에 유시민 작가는 “온갖 시도를 다 해봤는데, 자본주의의 역사 속에서는 통하지 않았다”고 말했다.

이를 듣던 정재승 교수는 “미국에서는 임대료를 올리는 것에 대해 제한을 둔다(뉴욕시 임대료 상한제)”며 “거리가 바뀌어서 상권 형성에 노력했던 사람들은 일정 기간 동안 이익을 어느 정도 가질 수 있게 하는 것, 최소한의 그러한 노력은 우리나라도 해야한다”고 말했다.

이어서 김영하 작가는 “가장 좋은 것은 임대기간을 늘여주는 것이 될 것”이라며 또다른 방안을 얘기했다. 그는 “예를 들자면 뉴욕에 가면 한 점포의 면적이 너무 길면 안 된다. 이는 대형 프렌차이즈의 입점을 막을 수 있는 효과가 있다. 이렇듯 미국의 조례들은 세밀하게 발달해 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젠트리피케이션에는 나쁜 점도 있고 좋은 점도 있다. 하지만 젠트리피케이션이 일어나지 않는 슬럼가에는 오직 슬럼가만이 있다’는 어느 미국 여성학자의 말을 빌려, 젠트리피케이션은 생각보다 다층적인 문제라는 점을 확인시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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