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폰 하한기 넘자, 줄잇는 틈새폰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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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4면

혹서기인 7~8월은 스마트폰 판매 시장에서는 ‘혹한기’로 꼽힌다. 봄에 많이 출시된 플래그십 폰의 ‘신상 효과’가 위력을 잃을 시점인 데다 9월에 등장할 대화면 신제품에 대한 기대감으로 수요가 위축돼서다.

9월 신제품 발표 전 부진 탈출 작전 #삼성, 하이엔드급 J시리즈 준비 #갤노트7은 리퍼폰으로 출시 예정 #LG는 G6 업그레이드 모델로 대응

제조 업체들은 이 시기를 돌파하기 위해 각종 틈새 제품을 내놓는다. 틈새 폰의 인기 여부에 따라 3분기 실적을 선방할 수 있다. 올해는 특히 인기 플래그십 폰의 리퍼폰부터 업그레이드 폰, 고급 사양의 중저가폰까지 등장해 틈새시장 경쟁이 치열해지고 있다.

삼성전자는 배터리 폭발로 단종한 갤럭시노트7을 리퍼폰(Refurbished phone)으로 출시할 예정이다. 리퍼폰이란 외관상 문제나 부품 문제로 반품된 폰을 수리해서 다시 파는 제품이다. 새 제품과 다를 바 없다. 삼성전자는 이 제품의 공식 명칭을 ‘갤럭시노트7 FE’로 정했다. FE는 팬덤 에디션(Fandom Edition)의 약자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지난해 출시 초기 열광적인 팬덤을 형성했던 인기를 리퍼폰으로 이어가겠다는 전략이 명칭에 담겼다”고 설명했다.

노트7 FE는 단순히 배터리 문제만 해결한 게 아니다. 갤럭시S8에 최초로 탑재된 인공지능(AI) 비서 ‘빅스비’가 탑재된다. 대화면 폰 매니어들이 음성 명령만으로 인터넷 검색 결과나 폰에 보관 중인 각종 파일을 지인들에게 보낼 수 있다. 홍채, 지문 인식 등 기존 기능도 그대로 유지된다. 다만 배터리 용량만 기존 3500mAh에서 3200mAh로 낮아졌다. 지난해 배터리 폭발 사고 이후 ‘한정된 공간에 과도한 용량을 넣다 보니 분리막이 얇아지고 모서리에 여유 공간을 두지 못했던 것 아니냐’는 비판을 간접적으로 인정한 셈이다.

틈새폰

틈새폰

정확한 출시 시점에 대해 삼성전자는 공식적으로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고 밝히고 있으나 삼성 안팎에서는 2017년 7월 7일이 유력하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행운의 ‘7’자가 세 개 겹치는 날이다. 갤노트7의 불운을 털겠다는 의지를 ‘날짜 마케팅’에 담는다는 것이다. 가격은 70만원대가 될 전망이다. 시중에 판매될 리퍼폰은 30만~40만대 정도다.

삼성전자는 리퍼폰 외에 중저가폰 J시리즈도 이르면 이달 말 선보인다. 이번 시리즈는 사양과 스펙에 따라 J3·J5·J7 세가지 버전으로 출시되는데 중저가폰 중에는 처음으로 삼성페이가 탑재된다. 결제 기능이 장착되므로 지문인식 기능도 들어가게 된다. 삼성전자 관계자는 “구체적인 사양을 밝힐 수는 없지만 하이엔드 스마트폰 못지않은 중저가폰이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가격은 스펙에 따라 20만~40만원선에서 결정될 전망이다.

LG전자는 ‘G6플러스’와 ‘G6 32GB 모델’을 내놓는다. G6플러스는 지난 3월 출시된 G6를 한 단계 업그레이드한 모델이다. 저장 공간을 128GB로 늘리고 무선 충전 기능을 추가했다. G6플러스는 오디오 전문업체 B&O플레이가 튜닝한 번들 이어폰도 기본 구성품으로 포함한다. 색상은 광택이 나는 블루, 골드, 블랙 색상이 추가됐다.

G6 32GB 모델은 저장 공간이 기존 G6

(64GB)에 비해 절반으로 줄어든 대신 값이 10만원가량 저렴하다. 파생 모델 중 미스틱 화이트를 제외한 다른 색상은 전면부가 전부 검정색으로 처리된다. 디스플레이와의 디자인 일체감을 주기 위해서다.

LG전자 관계자는 “스마트폰 저장 공간은 개인별로 사용하는 차이가 크다”며 “메모리를 많이 쓰는 고객과, 적게 쓰는 고객 모두 G6의 기능을 누릴 수 있도록 파생폰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LG전자는 앞서 이달 중순 보급형 스마트폰 ‘X500’을 출시했다. X500은 용량 4500mAh로 국내 최대 크기의 배터리를 장착했다. 전면에 120도 광각 카메라를 달았고 메모리도 보통 16GB인 다른 보급형폰과 달리 32GB로 출시됐다. 일반 화질 보다 12배 선명한 고화질 DMB, 지문인식 기능도 갖췄다.

LG전자 관계자는 “보급형의 가격에 고급형의 사양을 갖추면서 실속파 소비층으로부터 호평을 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외국 제품으로는 소니의 최신작 ‘엑스페리아 XZ 프리미엄’이 이달 국내에 출시됐다. 5.5인치 크기에 고해상도(3840×2160 화소) 디스플레이를 장착하고 삼성전자가 생산하는 최신 어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 ‘스냅드래곤 835’를 장착했다. 저장 공간은 64GB 단일 용량에 카메라는 전면 1300만, 후면 1900만 화소를 갖췄다. 가격은 86만9000원이다.

박태희 기자 adonis55@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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