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쓸데 없는 소리" "탁자를 왜 쳐!" 난장판 운영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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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출석 문제로 논란이 된 국회 운영위원회가 20일 오후 열렸다. 예정시각보다 15분 늦은 오후 2시15분 개의했다. 회의 시작 당시엔 자유한국당 국민의당 바른정당 의원만 참석했다.
개의 첫 발언자로 한국당 민경욱 의원이 마이크를 잡고 "인사청문회 따위는 참고용이라고 평가절하하는 문 대통령과 청와대의 오만함을 반드시 짚어야 한다"고 비판했다. 그러나 민 의원이 발언하는 도중, 회의에 불참할 것으로 예상됐던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입장하면서 한바탕 말싸움이 오갔다.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간 운영위 개회를 놓고 고성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자유한국당 민경욱 의원(왼쪽)과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간 운영위 개회를 놓고 고성이 오가고 있다. [연합뉴스]

 ▶박홍근(민주당) "사회권 없이 이렇게 하는 게 어딨어요"
 ▶정우택 위원장 "(진행절차의 문제가 있으면) 서류로 제출하세요"
 ▶박홍근 "(민경욱 의원의) 의사진행 발언이 뭐 이렇게 길어, 이런 경우 봤나."
 ▶자유한국당 "왜 늦게 들어와서 이래"
 ▶박홍근 "쓸데없는 소리 내려놓으세요
 ▶자유한국당 "쓸데없는 소리라니!"
 ▶박홍근 "여기가 무슨 새누리당이야"
 ▶민경욱(자유한국당) (탁자를 탁 치면서) "의사진행 발언 아니에요."
 ▶민주당 "탁자를 왜 쳐!"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정우택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오후 국회에서 열린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박홍근 의원이 정우택 위원장에게 항의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말과 고성, 삿대질과 탁자 치기 등이 5분간 이어진 뒤에야 양측의 감정다툼은 진정됐다. 이후 자유발언이 이어졌다. 민주당 박홍근 원내 수석부대표는 “오늘 회의는 절차도 (잘못됐고) 명분도 없다”며 “운영위는 합의 정신이 빛을 발휘해야 한다. 새로 선출된 교섭단체 원내대표 상견례도 안 했다. 간사 선출은 말할 것도 없다. 기본적인 준비도 돼 있지 않은데 일방적으로 개의하고 안건을 잡으려고 하는 건 도무지 이해할 수 없다”고 꼬집었다. 같은 당 강훈식 원내대변인도 '위원장은 위원회 개시일시를 간사와 협의해 열어야 한다’는 국회법 40조 2항을 들어 “국회법을 어긴 부분 조치해 달라”고 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운영위의 절차적 문제를 지적한 뒤 3시쯤 집단 퇴장했다.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강훈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정우택 위원장에게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20일 국회 운영위원회 전체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 제윤경,강훈식 의원 등 민주당 의원들이 정우택 위원장에게 항의한 뒤 퇴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반면 자유한국당 등 야당은 민주당을 성토했다. 자유한국당 김선동 의원은 “국회법에 따라 (재적 의원) 4분의1 이상의 요구로 (개의)했고, 인사참사, 검증부실을 빨리 바로잡아야겠다는 생각에서 (개의를 요구)했다”며 “(고위공직자) 5대 원천 배제 원칙을 약속한 것은 여권이고 대통령이다. 그런 원칙에 의해 출발하는 청문회를 야당이 발목잡는다고 하면 곤란하다”고 반박했다. 국민의당 이언주 의원은 “지금의 상황은 그냥 두기엔 너무나 엄중하기 때문에 청와대에서 현안보고를 받을 필요가 있다”며 “민주당과 자유한국당이 너무 감정적인 것 같다. 서로 존중해달라”고 했다.

 당초 야 3당은 청와대의 인사 부실검증을 따져 묻겠다며 소집한 회의였지만, 야당이 출석을 요구한 조국 청와대 민정수석 등 청와대 참모진은 불참했다.

 추인영·채윤경 기자 chu.in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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