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마트 입점 커피점 이익률, 한국 24% vs 미국 18%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3면

커피베이 홈플러스. [사진 커피베이]

커피베이 홈플러스. [사진 커피베이]

대형마트에 입점한 커피 전문점이 마트에 내는 임대 수수료는 한국에서 미국의 두 배에 달했다. 반면 한국의 인건비는 미국의 69%에 불과했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 나가는 돈을 빼고 얼마나 남나 따져 보니 한국이 더 많이 남았다. 한국 매장의 영업 이익률은 24%지만 미국 매장의 영업 이익률은 이보다 낮은 18%였다.

‘커피베이’ 규모 비슷한 직영점 비교 #임대 수수료, 한국이 미국의 2배 #대체 인력 등 까다로운 법규 탓에 #인건비 비중은 미국이 2배 높아

국내에서 450여 개의 가맹점을 보유한 커피전문점 브랜드 ‘커피베이’의 한·미 매장의 성적표를 분석한 결과다. 한국은 인천 송도 홈플러스 점에 입점한 매장을, 미국은 이와 규모·매출이 비슷한 캘리포니아 새크라멘토의 월마트 플로린 점을 비교했다.

지출 부분에서 한·미 간에 가장 차이가 크게 나는 항목은 인건비와 직원 수였다. 직영으로 운영되는 홈플러스 송도점의 월평균 매출은 2300만원으로 이 중 인건비 비중은 22%였다. 월 매출 1900만원의 새크라멘토점은 인건비 비중이 39%에 달했다. 직원 수는 송도점이 3~4명(시간제 포함), 미국은 7~8명(시간제 포함)이다. “미국 시장의 특성상 직영점은 가맹점보다 직원이 많이 필요해 한국보다 인력이 많은 것”이라고 말했다.

전체 매출은 송도점이 많지만, 단위 면적당 매출로 따져 보면 달라진다. 1㎡당 매출은 송도점 19만원, 새크라멘토점 21만원이다.

미국 매장에 고용 인원이 많은 이유는 여러 가지다. 커피베이의 백진성(38) 대표는 “미국에선 직영점 매장의 매니저가 음료를 제조할 수 없다. 또 매장 직원은 1시간에 45분 일하고 15분 쉬는 게 법제화 돼 있어 상시 고용 인력 중 대체 인력이 꼭 필요하다”고 말했다. 다만 ‘매니저 음료 제조 금지’는 가맹본부 직영 매장만 해당돼 가맹점주가 매니저 일을 하는 경우 조리 담당을 대체할 수 있다.

커피베이 월마트. [사진 커피베이]

커피베이 월마트. [사진 커피베이]

또 월마트 커피베이는 한국보다 일찍 더 오랜 시간 문을 연다. 일요일부터 목요일은 오전 7시에 문을 열어 14시간 영업하며, 금·토요일은 15시간 운영된다. 반면 송도점은 하루 11시간씩 영업한다. 재료비 비중은 두 매장이 31~32%로 비슷했다.

임대 수수료는 미국이 한국의 절반이다. 커피베이 관계자는 “계약 상 수수료를 밝힐 순 없지만 월마트에 내는 임대 수수료가 홈플러스의 절반 가까이 된다”라고 말했다.

전체적으로 영업이익은 송도점이 더 좋았다. 재료비와 인건비 등을 제외한 송도점의 영업이익률은 24%였다. 미국 매장의 영업이익률은 이보다 낮은 18%였다.

또 마트 측과 임대 매장의 관계에도 다소 차이가 있었다. 카페페이 관계자는 “점포를 내기 전까지는 월마트 측이 굉장히 까다롭게 했는데, 막상 오픈하고 나니 ‘이제 우리는 식구’라는 분위기를 느끼게 해줬다”라고 설명했다.

미국에서 커피류 메뉴가 차지하는 비중은 30%로 국내에 비해 적은 편이다. 반면 국내 매장은 커피 매출이 절반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프랜차이즈와 관련된 규제는 미국이 더 까다롭다. 백 대표는 “가맹본부 허가를 받기까지 시간이 많이 걸리고, 또 매장을 꾸리는 데도 설계·시공·감리 과정이 복잡하다”고 말했다.

예를 들면 국내 프랜차이즈 매장 인테리어는 공간 효율성과 편의성을 먼저 따지지만 미국은 소비자의 안전과 위생을 우선시한다. 또 전체 면적 대비 주방 비율을 준수해야 하며, 배수와 기름 처리 시설은 물론 장애인석을 필수로 갖추도록 법으로 정하고 있다. 이런 점 때문에 커피베이는 프랜차이즈 허가 후 매장 오픈까지 1년여가 걸렸다.

커피베이는 지난해 9월 새크라멘토 월마트 플로린점에 첫 미국 매장을 열었다. 월마트가 미국 내 매장에 커피점을 유치하기로 방침을 정한 뒤 스타벅스 등 유수의 브랜드를 제치고 커피베이가 입성한 것이다. 캘리포니아 주도인 새크라멘토는 인구 약 120만의 도시로 월마트는 이 도시에 5개의 점포를 갖고 있다. 커피베이는 미국에서 다음달 가맹사업에 관한 절차를 마무리짓고, 가맹점 유치에 나선다. 올해는 5개의 매장을 선보인 뒤 내년 본격적인 확장에 나설 계획이다.

김영주 기자 humanest@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