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변동 조짐에 코스피·코스닥 급락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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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미국 연방준비제도(Fed)가 13~14일(현지시간) 기준금리를 올릴 가능성이 큰 상황에서 저금리 기조를 유지해 온 한국은행까지 긴축 ‘깜빡이’를 켜자 금융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12일 코스피는 전날보다 23.82포인트(1%) 내린 2357.87로 장을 마쳤다. 코스닥도 9.29포인트(1.38%) 내린 664.86으로 마감했다. 개인투자자는 주식을 사들였지만 외국인과 기관투자가는 주식을 순매도했다. 삼성전자가 1.6% 하락하는 등 증시 상승을 견인했던 정보기술(IT) 대형주가 줄줄이 하락했다.

이날 채권 금리는 일제히 상승(채권 가격 하락)했다.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날보다 0.065%포인트 오른 1.697%로 마감했다.

정성윤 현대선물 연구원은 한국은행의 긴축 신호에 대해 “미 Fed가 이달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금리를 올리고 추가로 더 긴축 고삐를 죌 경우에 대비해 한국은행도 준비작업을 한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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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장에서는 이달 FOMC 회의 이후 열릴 재닛 옐런 Fed 의장의 간담회에 더 관심을 쏟는다. 기존과 달라진 미국 경기 진단이나 구체적인 Fed 자산 축소 일정 등 굵직한 메시지가 나오면 금융시장은 요동칠 수 있다.

앞으로 주요 선진국의 긴축은 선택이 아니라 속도의 문제라는 전망이 많다. 수년 동안 이어진 저금리와 유동성 공급으로 자산 가격이 많이 오른 데다 글로벌 경기 개선 흐름이 강해져서다. 미국이 선두에 섰고 유럽과 일본도 시기를 고민하고 있다.

만일 금리 인상의 방아쇠가 당겨진다면 고공행진하던 국내 증시도 타격을 받을 수 있다. 풍부했던 자금이 금리가 높은 쪽으로 쏠릴 수 있기 때문이다. 이종우 IB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긴축의 총알이 한 지역(미국)에서 발사되면 다른 지역(유럽·일본 등)으로 번지게 되는데 그 속도는 시장 참가자가 예상했던 것보다 빠를 수 있다”며 “올해 하반기가 분수령이 될 텐데 그럴 경우 증시도 큰 폭의 조정을 받을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반론도 있다. 증시의 기초체력이 강해진 만큼 통화정책의 영향이 제한적일 것이란 분석이다. 서동필 BNK투자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신흥국 증시에서 기업 이익의 개선 속도는 선진국보다 확연하게 빠르고 가격 상승 여력도 충분하다”며 “하반기에도 한국을 포함한 신흥국 증시의 투자 매력은 높다”고 말했다.

이새누리·하준호 기자 newworl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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