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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예 카페 만드는게 꿈"...전국 첫 자활제품 판매처 '꿈이든'

중앙일보

입력

“제가 만든 물건이 일반 시중에 판매된다니 설레기도 하고 기대도 됩니다.”

지영희씨가 만든 도자기 접시. 

지영희씨가 만든 도자기 접시.

인천시 부평남부지역자활센터에서 10년 동안 묵묵히 배우며 만들어 온 도자기를 일반 매장에 전시·판매하게 된 지영희(47·여)씨의 말이다.

인천터미널 1층, 12일 첫 오픈 #수익금 자활센터 창업에 지원 #목공예·도자기·가방 등 수제품 #자활대상자에게는 꿈과 희망

지씨는 12일 오전 인천시 남구 관교동 인천터미널 1층에 마련된 판매장 한쪽에 자신이 만든 도자기를 보고 미소를 지었다. 지씨가 자활센터에 나가게 된 것은 아이들 때문이었다.

지씨는 10여 년 전 남편과 이혼 후 두 아이를 키우려 했지만, 취업이 쉽지 않아 결국 기초생활보장 수급자가 됐다. 이후 지씨는 주변 소개로 자활센터에서 일하며 도예 기술을 배웠고, 지난해에 ‘도예기능사’ 국가공인 자격증도 땄다. 지금은 어엿한 도자 기술자로 도자기를 굽고 있다.

지씨는 “아무것도 할 수 없었던 평범한 주부가 자활센터를 통해 도예 기술자가 됐다”며 “함께 한 분들과 함께 작은 공예카페를 운영하고 싶은 꿈을 꼭 이루고 싶다”고 말했다.

지영희씨가 직접 만든 시화 액자.

지영희씨가 직접 만든 시화 액자.

지씨와 같이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1700여 명의 자활대상자가 만든 제품에 취급하는 상설 전시·판매장이 인천에 처음으로 들어섰다.

인천시는 12일 롯데쇼핑과 인천광역자활센터 등과 함께 인천시 남구 관교동 인천종합터미널 1층에 자활 전시·판매장 ‘꿈이든’을 개장했다고 밝혔다. 꿈이든은 자활 성공의 꿈이 들어 있는 곳이라는 의미다.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 판매장이 인천터미널 1층에 오픈했다. 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커팅식을 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 판매장이인천터미널 1층에오픈했다.유정복 시장을 비롯해 관계자들이 커팅식을 하고 있다.임명수 기자

터미널 버스 승강장 쪽 56㎡ 규모에 마련된 이곳에서는 목공예·도자기·가방·리폼공예 등 생활 공예품 위주의 수제품이 판매된다. 영업시간은 오전 8시부터 오후 9시까지다.

이곳에서 발생한 수입금은 제품을 만든 자활센터에 배당된다. 배당된 금액은 해당 자활센터에서 일하는 기초수급자의 창업지원이나 자활사업 등에 쓰인다.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을 찾은 시민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을 찾은 시민들이 제품을 둘러보고 있다. 임명수 기자

20년 전 남편과 사별후 취업준비생 아들을 둔 정동숙(64·여)씨는 “재활센터에서 일하고 하루 3만5230원을 받지만 내가 만든 물건이 이렇게 팔린다는 생각을 하니 기분이 좋다”며 “이런 점포가 많아져 우리 같은 사람도 (점포를) 직접 운영할 수 있는 기회가 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비록 작은 점포, 공동운영되는 꿈이든이지만, 자활대상자들에게 내 점포 마련의 희망이 되고 있는 것이다.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을 찾은 한 시민에게 자활센터 직원들이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전국 첫 자활사업 판매장 '꿈이든'을 찾은 한 시민에게 자활센터 직원들이 제품을 설명하고 있다. 임명수 기자

꿈이든은 롯데쇼핑(주)의 사회공헌사업 제안에 공모해 선정됐다. 공모에 따라 1층 점포(54㎡) 임대료를 내년 12월까지 무상임대할 수 있게 됐다. 리모델링 등의 비용은 인천시가 기금을 통해 6000만원을 지원했다. 부평남부지역자활센터가 운영을 맡는다.

고태성 시 사회복지정책과장은 “자활생산품의 새로운 판로를 개척하고 소외계층의 일자리 창출에도 기여하는 나눔의 효과가 크다”며 “제품이 많이 팔려 자활을 통해 창업이 늘어나고 점포수도 계속 늘어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인천=임명수 기자 lim.myoungsoo@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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