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딸 입국한 날, 7년 구형 받은 최순실 “유라 용서해 달라”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02면

정유라씨의 어머니 최순실씨는 31일 이화여대 입시·학사 비리에 개입한 혐의에 대해 박영수 특별검사팀으로부터 징역 7년을 구형받았다. 국정 농단 관련 재판들 가운데 최씨에 대해 구형이 내려진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박 전 대통령, 증인 강제구인 거부

박충근 특검보는 구형에 앞서 “오늘은 특검팀이 출범한 지 6개월이 된 날이자 정유라가 범죄인 인도 절차에 따라 체포 송환됨으로써 국정 농단 사건의 긴 여정의 마침표를 찍게 되는 날이다”고 말했다. 또 “이 사건은 일부 학부모의 비뚤어진 자녀 사랑에서 비롯된 통상의 입시비리 사건이 아니라 비선 실세와 그 위세에 영달을 꾀하고자 한 교육자들의 교육 농단 사건”이라고 강조했다.

구형 동안 뭔가를 적거나 눈을 감은 채 깍지를 끼고 기도하는 듯한 자세를 취하기도 하던 최씨는 자신의 최후진술 차례가 되자 눈물로 정씨에 대한 선처를 부탁했다. 최씨는 “유라는 자기 인생을 승마를 위해 바쳤는데 대학을 권력과 재력으로 들어가려 했다는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 글은 잘못된 표현”이라고 말했다. 이어 “주변의 정치적 상황으로 승마를 포기해야 했던 상황에서 이대에 유라를 특별히 부탁할 이유가 없었다. 부디 유라를 용서해 주시기 바라고 앞으로 남은 삶을 바르게 살아갈 수 있도록 아량을 베풀어 주시기 바란다”며 눈물을 흘렸다. 최후진술을 마치고 자리에 앉은 최씨는 재판이 끝날 때까지 10여 분간 계속 흐느꼈다.

최씨는 박근혜 전 대통령에 대해서는 “대통령께서 취임하시면서 40년 지기 곁을 떠났어야 했는데 신의를 지키기 위해 끝까지 남은 것이 후회스럽고 절망스럽다”고 말했다.

박 전 대통령은 이날 ‘비선 진료’에 가담한 혐의를 받은 이영선 전 행정관의 재판에 증인으로 강제구인장이 발부됐지만 끝내 출석을 거부해 이 전 행정관의 재판은 5분 만에 끝났다. 장성욱 특검보는 “건강상 이유로 집행을 강하게 거부했는데 여성이고 전직 대통령이어서 강제력 동원은 적절치 않다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한편 이화여대에서는 김혜숙(63) 제16대 총장이 취임했다. 김 총장은 “지난해 학교 내외부적으로 많은 어려움을 겪으며 사회가 이화에 보내준 신뢰와 기대에 부응 못한 점을 사과드린다. 지난해의 경험을 전화위복의 기회로 삼아 도약의 발판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임기는 2021년 2월 28일까지다.

김선미·문현경 기자 moon.hk@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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