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태경 "사드 발사대 4기 반입 은폐? 청와대 단단히 착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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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태경 의원 [중앙포토]

하태경 의원 [중앙포토]

문재인 대통령이 30일 주한미군이 고고도미사일방어(THAAD·사드) 체계 발사대 4기를 비공개로 국내에 반입했고 국방부가 이를 파악하도록 보고하지 않았다며 청와대에 진상조사를 지시한 가운데 바른정당 하태경 의원이 "청와대가 단단히 착각하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 의원은 31일 자신의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 "오늘은 문 정부에 쓴소리 안 할 수가 없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이미 사드 1개 포대 도입은 공식화되었고 1개 포대가 6기 발사대로 구성되는 건 상식이었다. 또 4월 말 4기 반입 사실 언론에 다 공개됐고 국방부도 비공식적으로는 확인했다"고 주장했다.

이어 "국방부가 왜 공식 발표를 안 했냐고 청와대가 따진다면 과거 국방부가 무기 도입의 구체적 내용을 일일이 확인한 경우가 있냐고 반문하고 싶다"며 "현재 주한미군 패트리엇도 어느 기지에 얼마만큼 배치되었는지 정부가 확인도 발표도 하고 있지 않으며 그렇게 하는 것이 지극히 당연한 일"이라고 덧붙였다.

하 의원은 또 "4월 말에 알 사람 다 알았는데 청와대만 몰랐다는 게 부끄러워할 일이지 당당한 일은 아니다"라며 문 대통령 참모들이 엉터리로 보좌하고 있다고 비판했다.

그는 "백번 양보해서 사드 보고가 누락되었다고 해도 핵심은 보고 누락이 아니라 청와대가 보고 지시를 안 한 것"이라며 "국방부가 보고를 빠뜨렸다면 보고하라고 지시하면 된다. 보고를 거부하고 항명한 것이 아니다"라고 국방부 말이 설득력 있다고 전했다.

이어 "내일 전쟁 나는데 이걸 보고 안 했다면 대역죄지만 이미 세상이 다 알고 있는 사드 발사대 6기 반입 보고를 바로 안 했으면 조속히 보고하라고 지시하면 되는 일이다. 아무리 허니문 기간이지만 이건 비판 안 할 수가 없다"고 쓴소리를 했다.

국방부 관계자는 30일 문 대통령의 진상 조사 지시 이후 지난 26일 국방부 정책실장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에게 국방 주요 현안을 보고하면서 사드 발사대 4기가 추가 반입돼 있다는 사실을 보고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나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지난 26일 국방부 정책실장이 청와대 국가안보실장과 1·2차장에게 보고를 했으나 사드 4기의 추가반입 보고 내용은 없었다"고 반박했다.

이가영 기자 lee.gayoung1@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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