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혐한 책 낸 무토 “최악의 문 대통령, 북한만 생각”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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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0면

무토 마사토시(武藤正敏·69) 전 주한 일본대사가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라는 제목의 책(사진)을 출간했다. 지난 25일 고쿠(悟空)출판이 펴낸 이 책은 혐한(嫌韓) 내용을 담고 있어 논란이 예상된다.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25일 출간된 책에서 주장해 논란 #“선심 정책 실패하면 반일 나설 것”

책은 한국의 문재인 정권을 정면으로 비난하고 있다.

표지에 문 대통령의 사진과 함께 ‘왜 지금 문재인인가! 벌어진 입이 다물어지지 않는다’ ‘북조선을 가까이하고 반일을 외치는 대통령에게 일본은 강한 결의로 임할 수밖에 없다’와 같은 문구를 내세웠다.

그는 문 대통령을 ‘최악의 대통령’이라 칭하며 “내가 만난 문재인 대통령의 머릿속엔 북한에 대한 것밖에 없었다”고 썼다. 이어 “위기의 시기에 한국인은 친북반일(親北反日)인 문 대통령을 선택해 버렸다”며 “경제 정책을 잘 모르는 포퓰리스트인 그(문 대통령)는 선심성 정책으로 지지를 얻으려 하겠지만, 이는 실패할 것이고, 그렇게 되면 다음에 반드시 노골적인 반일 정책을 주장하고 나설 것”이라고 주장했다. “일본은 의연하게 대처해야 한다”는 조언도 덧붙였다.

이번 책은 올해 그가 기고해 논란을 일으킨 칼럼과 일맥상통한다. 지난 2월 그는 경제주간지 ‘다이아몬드’에 책과 같은 제목의 글을 기고한 바 있다. 칼럼의 제목도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좋았다 - 전 주한 대사가 마음속으로 생각하는 이유’였다.

칼럼에서 그는 “한국은 대학 입학 전쟁과 취업 경쟁, 노후 불안, 결혼난과 높은 자살률을 기록하는 혹독한 경쟁사회”라며 “나는 한국인으로 태어나지 않아 정말 좋았다고 생각한다. 일본에서 태어나 정말 행복하다”고 썼다. 칼럼엔 “한국인들은 매우 허세를 부리는 사람들” “체면을 중시하기 때문에 화려한 결혼식을 올리기를 좋아한다”는 내용도 포함돼 있다.

그는 박근혜 전 대통령이 탄핵당한 것도 한국 사회의 문제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경쟁사회 속에서 필사적으로 발버둥쳐도 보상이 이루어지지 않는다는 불만이 박 대통령을 향했다”며 “박 대통령이 재임 중 한일관계를 개선하려 했기 때문에 (한국인들의) 공격대상이 됐다”고 주장했다. 그는 “박 대통령과 관계 없는 역사 문제, 정치 문제 외에 는 한국인의 대일 감정은 결코 나쁘지 않다”고 덧붙였다.

이 칼럼에는 한국을 비난하고 비꼬는 혐한 댓글들이 달렸다.

무토 전 대사는 2010년 8월부터 2년 동안 주한 일본 대사를 지냈다. 사무관 시절을 포함, 한국에서 네 번에 걸쳐 총 12년 동안 근무해 한국어도 유창하다. 일본 외교가에서 대표적인 한국통으로 꼽힌다. 2013년에는 양국 관계에 기여한 공으로 한국 정부로부터 수교 훈장을 받았다.

홍주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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