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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송 40년 경험 살려 한류 메카 대학으로 키우겠다

중앙일보

입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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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25면

“공영방송 KBS의 최고경영자(CEO)로 일한 경험을 살려 경기대를 한류 메카 대학으로 발전시키겠습니다.”

김인규 경기대 신임 총장

경기대 신임 총장에 선출된 김인규(67·사진) 전 KBS 사장은 27일 본지와 통화에서 “방송만 40여 년을 하다 사회봉사 활동(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했는데 이번엔 학교와 연결이 됐다”며 이렇게 말했다. 그는 지난 26일 열린 경기대 이사회에서 제10대 총장으로 선출됐다.

김 신임 총장은 고려대 석좌교수, 성균관대 초빙교수 등으로 5년간 강단에 서기도 했다. 이 과정에서 ‘융합’을 떠올렸다고 한다. 어떤 학문과 업종·기관이라도 얼마든지 벽을 허물 수 있다는 생각이다.

그는 경기대를 “한류 특성화 대학으로 만들겠다”고 했다. 김 총장은 “경기대는 입지나 대학 이름 등 여러 면에서 경기도를 대표할 수 있는 대학”이라며 “방송이 다양한 국민의 욕구를 만족하게 해야 하는 것처럼 우리 대학도 시대에 맞게 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수원 캠퍼스는 경기도와 다양한 산학협력 사업을 추진하고 특히 이공계는 인공지능·로봇·생명과학 등 4차 산업을 주도하도록 하겠다는 계획이다. 서울캠퍼스는 관광·문화·예술 분야를 특화할 예정이다.

그는 “KBS 사장을 하면서 한류 전도사라는 별명이 붙었다”며 “당시 경험을 바탕으로 각 학과의 특성을 살리고 여기에 문화·예술을 더하면 ‘한류의 메카 대학’을 만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변화’도 예고했다. 일부 학과는 통·폐합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그는 “백화점식 학과를 벗어나야 한다”며 “인구가 줄고 대학 정원도 급감하는 상황에서 대학이 특성화되지 않으면 살아남을 수가 없다”고 강조했다.

김 총장이 경기대 총장 최종 후보로 올랐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KBS 노조는 반대 성명을 냈었다. 노조는 “KBS를 정권의 홍보방송으로 만든 인물”이라고 주장했다. 그는 “(총장 선출을 둘러싸고) 다양한 목소리가 나올 수도 있을 것”이라며 “경기대의 발전을 위해 어떤 사람이 필요한지 이사회에서 냉철하게 판단해서 나를 선출하지 않았겠느냐. 나도 이사진에 ‘학교에 도움이 되는 사람을 선출해야 한다’는 의견을 전달했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내가 사장을 할 당시 KBS가 계속 영향력·신뢰도 평가에서 1위를 했다. 편파 방송을 했다면 신뢰도 1위가 가능했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총장은 서울대 정치학과를 졸업하고, 성균관대 언론학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KBS 사장, 한국전쟁기념재단 이사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한국장애인재활협회 회장을 맡고 있다. 김 총장의 임기는 내달 1일부터 2021년 5월까지다.

수원=최모란 기자 mor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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