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잘 치고, 잘 달리고, 잘 잡는 '무서운 9번' 이정후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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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토]이정후, 짜릿한 역전 적시타

[포토]이정후, 짜릿한 역전 적시타

잘 치고, 잘 잡고, 잘 달린다. 프로야구 넥센이 신인 외야수 이정후(19)의 활약에 힘입어 5위로 올라섰다.

넥센은 27일 서울 고척스카이돔에서 열린 삼성과 경기에서 7-4로 이겼다. 주중 3연전을 NC에게 모두내줬던 넥센은 2연승을 거뒀다. 24승1무23패가 되면서 롯데(24승23패)와 함께 공동 5위가 됐다. 넥센 김상수는 9회 등판해 1이닝을 무실점으로 막고 데뷔 첫 세이브를 올렸다.

이정후는 25일 NC전부터 3경기 연속 9번타자로 출전했다. 공포의 9번타자였다. NC전에선 2루타 1개 포함 3타수 2안타·3타점을 올렸고, 26일 삼성전에선 4타수 3안타·4타점·2득점을 올렸다. 장정석 넥센 감독도 "9번에서 아주 잘 해주고 있다"며 만족스러워했다.

27일 경기에서도 이정후는 1·2번 타순 앞에서 밥상을 차렸다. 이정후는 0-1로 뒤진 2회 말 2사 뒤 삼성 선발 최충연을 상대로 좌익수 방면 2루타를 때려냈다. 1번 고종욱의 적시타가 터지면서 넥센은 1-1로 균형을 맞췄다. 4회에는 풀카운트 승부 끝에 볼넷으로 걸어나갔다. 6회 1사 3루에서도 바뀐 투수 김승현을 상대로 침착하게 볼넷을 골랐다. 고종욱의 볼넷 때 2루로 진루한 이정후는 서건창의 적시타 때 득점해 4-4를 만들었다.

승부처인 8회 말 넥센 공격도 이정후에서 시작됐다. 이정후는 선두타자로 나와 심창민을 상대로 중전안타를 날렸다. 고종욱의 안타 때 2루를 밟은 이정후는 서건창의 짧은 안타 때 홈으로 질주해 역전 득점을 올렸다. 2타수 2안타·2볼넷·3득점. 수비에서도 한몫했다. 4-4로 맞선 7회 초 강한울의 안타성 타구를 다이빙 캐치했다. 왼쪽으로 수비 시프트가 나와 쉽지 않은 타구였지만 몸을 날려 잡아냈다.

경기 뒤 만난 이정후는 "어려운 타구는 아니었다"고 겸손하게 말했다. 그는 "시프트가 있었지만 잡을만한 타구였다. 혹시나 부상을 입을까봐 몸을 던진 것"이라고 설명했다. 고교 시절 주로 내야수로 나섰던 그는 "고등학교 땐 외야 수비 연습을 거의 못했다. 프로에선 환경이 좋아서 조금씩 수비 실력을 늘리고 있다. 다른 선배들이 타격 훈련을 할 때 펑고를 받으면서 타구 판단 능력을 키운다. '눈으로 잡는' 연습을 한다"고 말했다. '중견수와 코너(우익수) 중 어느 쪽이 편하느냐'는 질문엔 "다 편하다. 다만 중견수는 외야 수비 전체를 리드해야하기 때문에…"라고 웃었다.

타순에 대해서는 "확실히 9번 쪽이 마음 편한 건 있다. 우리 팀 테이블세터(고종욱, 서건창) 선배들이 워낙 잘 치기 때문에 좋다"고 말했다. 고졸 신인으로서 두 달간 시즌을 치른 이정후. 체력저하는 느끼지 않을까. 이정후는 "체력적으론 전혀 힘들지 않다. 감독, 코치님께서 운동을 많이 줄여주신다. 체력 관리를 할 수 있게 도와주셔서 정말 감사하다"고 말했다.

김효경 기자 kaypubb@joongang.co.kr

‘바람의 손자’ 이정후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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