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변화의 불빛이 보인다"|한·미와 타협을 모색|서방기술도입, 군비감축 노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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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05면

북한은 경제적 압박때문에 한국과 미국과의 타협을 통해 군사비 삭감과 서방기술도입을 모색할 수밖에 없는 입장에 처해 있다고 미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수석연구원 「셀릭·해리슨」씨가 26일자 파이스턴 이커노믹리뷰지에서 밝혔다.
최근 평양을 방문, 북한수상 이근모등 북한고위관리들과 인터뷰를 가진「해리슨」씨는 북한은 두개의 한국을 인정하는 통일방안에 대해 타협할 용의가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워싱턴포스트지 기자를 지낸 「해리슨」씨는 이근모가 『한국 및 미국과의 무기감축협정이 이루어지면 민간경제에 필요한 인력과 재원 확보가 용이해짐으로써 북한의 많은 경제적 문제를 해소시켜줄것』이라고 말했다. 「해리슨」씨는 또 『현재 북한의 한국에 대한 인식이 새롭게 현실화하고 있으며 북한은 대서방 경제개방을 위해 군사적 긴장 완화가 필요함을 분명히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뉴욕 타임즈지는 269일자 사설에서 『가난하고 군국주의적인 북한에서 어떤 불빛이 보이고 있는지도 모른다』고 전제하고 『한미양국이 그같은 잠정적인 새싹을 조심스럽고 수용력있게 가꾼다면 잃는 것은 전혀 없으며 많은 것을 얻게될것』 이라고 논평했다.
뉴욕타임즈지는 최근평양을 방문하고 돌아온 카네기 국제평화연구소 수석연구원 「해리슨」씨가 지난 22일 동지기고를 통해 북한을 그렇게 묘사한것은 주목할만하다고 말했다.
「해리슨」씨는 이 기고에서 『북한은 적화통일 능력에 대한 자신감을 잃은 나머지 한국의 대통령선거가 끝난 뒤 한미양국과 평화협상을 할 용의를 갖고 있다』고 밝힌바 있다.
이 사설은 북한에서는 군사비지출이 GNP의 4분의1을 차지하여 경제가 날로 악화되고 있다고 지적, 만일 「해리슨」씨의 인상기가 옳다면 북한지도층은 일부 자원의 재배분 불가피성을 인식하고 있다고 논평했다.
이 사설은 또 평양정권이 남북한 감군과 주한미군철수주장과 관련, 그 방법과 시기에 대해 새로운 시사를 하고있고 연방제통일에 대해서도 점진적이고 단계적 접근방식을 운위하고 있다면서 평양정권은 비무장지대 일대의 긴장을 완화시킴으로써 그들의 새로운 실용주의를 증명할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사설은 이어 『한미양국은 의심해보면서도 주의를 기울일 필요가 있다. 지금이야말로 진실로 변화를 원하는 평양정권내의 사람들을 고무하고 시험해볼 시기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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