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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란 축구팀은 폭탄테러팀" … 중동 또 부글부글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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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2면

독일 베를린의 일간 타게스슈피겔에 10일 실린 만평. '왜 모든 경기마다 독일군이 투입돼야 하는가'라는 설명이 붙어 있다.

이슬람 창시자 마호메트 풍자 만화에 대한 중동권의 분노를 더욱 부채질할 악재들이 속출하고 있다. 이번엔 독일 유력 일간지 타게스슈피겔이 이란을 자극하는 만평을 실었다. 신문은 10일자 만평에서 2006년 독일월드컵 본선 진출국인 이란 국가대표 축구팀을 '폭탄 테러팀'으로 묘사했다. 이란 국가대표 축구선수들이 상의에 폭탄 벨트를 두른 자살공격대원의 모습으로 경기장에 서 있고, 그 옆에 독일군 병사들이 도열해 있는 그림이다. '왜 모든 경기마다 군대가 경계근무를 서야 하는가'라는 설명을 곁들였다.

이란은 즉각 반발했다. 마누셰르 산디 이란 언론인협회 회장은 12일 이 만평을 "더러운 농담"이라고 비난하고 테헤란 주재 독일대사관이 적절한 조치를 취할 것을 촉구했다. 이란 일간 '90'은 "독일이 유대인 영향 하에서 스스로 이스라엘의 허수아비가 됐다"고 비꼬았다. 신문은 이란축구협회가 독일 측에 공식 항의할 것을 요구했다.

진정 기미를 보이는 중동권의 폭력시위에 다시 불을 붙일 파문이 영국에서도 돌출했다. 이라크 남부에 주둔 중인 영국군이 10대 이라크 청소년들을 몽둥이와 주먹.발로 폭행하는 장면을 담은 비디오가 공개됐다.

영국 신문인 '뉴스 오브 더 월드'가 이 테이프를 공개한 12일부터 알자지라 등 아랍 위성방송들은 일제히 이 소식과 함께 동영상을 내보내고 있다. 충격에 빠진 영국 정부는 즉각 철저한 조사를 약속했지만 이를 놓고 아랍권은 또 한번 들썩일 전망이다.

카이로=서정민 특파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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