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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J가 가봤습니다] 불량품 딱지 뗀 ‘보령 미션’ 이젠 지역 특산품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경제 06면

‘충청남도 보령 지역의 특산물은 미션?’

한국GM 충남 보령 변속기 공장 #한때는 결함 많아 소비자 불만 #별도 연구소 설치하고 품질 개선 #GM 글로벌 공장 중 최고로 평가

한국GM의 한 동호회 게시판에 아이디 ‘시리웁스’를 쓰는 네티즌이 2012년 2월 남긴 글이다. 한국GM의 트랜스미션(변속기)은 보령 한국GM 공장이 생산하는데, 여기선 만든 미션의 성능을 비꼰 것이다.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보령 = 문희철 기자]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보령 = 문희철 기자]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보령 = 문희철 기자]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보령 = 문희철 기자]

자동차 애호가들 사이에 이른바 ‘보령 미션’으로 불리는 한국GM의 변속기는 한때 보령 지역 이미지에 악영향을 미칠 정도였다. 응답 속도가 느리고 변속 시 엔진 회전수(rpm)가 치솟는 현상이 종종 발생했기 때문이다. 엔진과 밸런스가 안 맞아 변속기 마모 현상이 발생하기도 했다.

하지만 이젠 ‘보령 미션’의 의미가 달라질 것으로 보인다. 한국GM 보령공장이 지난해 6월부터 최근까지 여러 차례 GM 산하 글로벌 6개 변속기 공장 중 생산성·품질에서 가장 좋은 평가를 받았기 때문이다. 본지는 19일 충남 보령시 주교면 한국GM 보령공장을 찾아 그 비결을 들여다봤다.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한국GM은 미션 논란을 제기했던 자동차 동호회·블로거에게 지난 2011년 보령공장을 공개한 적이 있다. 하지만 언론에 공개한 건 이번이 처음이다. 그만큼 품질에 자신감이 붙었다는 의미로 해석할 수 있다.

실제로 보령 공장의 품질 개선이 원동력이 돼 한국GM은 2012년(1.405%) 대비 지난해 소비자가 제기한 결함률을 14배(0.103%)나 개선했다. 즉, 5년 전만 해도 라세티 프리미어를 산 소비자 1000명 중에서 ‘결함이 있는 것 같다’고 신고한 사람이 14명이나 있었지만, 지금은 동급 올 뉴 크루즈를 구매한 소비자 1000명 중 결함 보고자가 1명에 불과하다는 의미다. 이는 GM이 보유한 글로벌 공장 평균(0.41%)과 비교해도 4배 정도 낮은 수치다. 보령공장의 주조 불량률(1%) 역시 글로벌 GM 공장의 절반 수준이다. 보령공장이 세계 시장을 선도하는 진짜 ‘지역 특산물’로 거듭난 셈이다.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충남 보령 한국GM 변속기 공장에서 생산한 변속기 완제품 모습 [한국GM]

생산성 1위로 환골탈태한 배경은 아이러니하게 과거 ‘보령 미션’의 오명이 계기가 됐다. 보령 공장 내부에 별도 연구시설도 뒀다. 권용훈 한국GM 기술연구소 차장은 “‘보령 미션’ 논란은 기술연구소를 강화하는 계기가 됐다”고 말한다. 인천 부평에 기술연구소를 보유한 한국GM이 공장 내부에 별도 연구시설을 둔 곳은 보령공장이 유일하다.

630명의 인력이 생산성을 강화하기 위해 똘똘 뭉치기도 했다. 한국GM 산하에는 3개의 노동조합이 있는데, 과거 대우정밀 시절 구성된 보령공장 노동조합은 대우그룹 파산을 겪으면서 ‘회사가 살면 노조도 산다’는 인식이 강하다. 보령공장 노조는 설립후 20년 동안 단 한 번도 노사분규가 발생하지 않았다.

이는 품질 강화로 이어졌다. 신형 크루즈에 탑재한 6단자동변속기(제품명 6T35)는 기존 변속기보다 크기(18.5㎝)가 11㎜(변속기 차축과 미션축간 거리 기준) 줄었고 무게(71.5㎏)도 10.5㎏나 경량화했다.

변속기를 작고 가볍게 만들면서도 성능은 더 좋아졌다. 김경현 한국GM CO팀 부장은 “이번에 개발한 변속기는 힘의 손실을 줄여서, 엔진이 상대적으로 적은 분당회전수(rpm)로 더 큰 힘을 내도록 엔진 효율을 높였다”고 설명한다.

한국GM 보령공장 근로자들이 완성된 변속기를 최종 검사하고 있다. 보령공장은 4년 만에 소비자가 제기한 결함 신고건수를 14분의 1로 개선했다. [한국GM]

한국GM 보령공장 근로자들이 완성된 변속기를 최종 검사하고 있다. 보령공장은 4년 만에 소비자가 제기한 결함 신고건수를 14분의 1로 개선했다. [한국GM]

실제로 신형 크루즈에 적용한 변속기는 2000~4000rpm에서 24.5N·m의 최대토크(torque·차축을 회전시키는 힘)를 기록한다. 경쟁 차종인 현대차 아반떼, 기아차 K3(4850rpm에서 최대토크 16.5N·m)나 르노삼성차 SM3(4000rpm에서 최대토크 16.1N·m)보다 낮은 rpm에서 더 큰 힘을 내는 것이다.

마력으로 봐도 마찬가지다. 신형 크루즈는 5600rpm에서 최고출력 153마력을 기록한다. 6000~6300rpm까지 회전수가 높아질 때 출력(117~132마력)이 가장 커지는 동급 준중형 3개 차종에 비해 힘이 더 좋다.

이처럼 상대적으로 출력·토크를 효율화하고 무게·크기를 줄이면서 연비도 기존 변속기 대비 5% 정도 좋아졌다. 에너지를 적게 소비하면서도 큰 힘을 내면 기름도 상대적으로 덜 쓰는 효과가 있기 때문이다.

박석곤 한국GM 보령사업본부장은 “한때 보령공장의 미션을 폄하하는 분위기가 있었지만 지금은 오히려 선진국 GM 공장이 보령공장을 벤치마킹할 정도로 기술력을 인정받고 있다”고 말했다.

보령=문희철 기자 reporter@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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