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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리 9% 후순위채 봇물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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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2면

저축은행들의 자본금 확충 경쟁이 벌어지면서 연 8~9%대의 높은 금리를 주는 후순위채권이 잇따라 등장하고 있다. 정부가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BIS 비율) 8%를 넘기면 동일인 여신한도를 완화하는 방안을 추진하자 저축은행 사이에 자본금 확대 경쟁이 펼쳐지고 있는 것이다. 저금리로 고민하는 투자자에게는 좋은 기회이지만 투자에 위험요소는 없는지 꼼꼼히 따져봐야 한다.

지난해 경영권 분쟁을 해결한 HK저축은행은 직접 공모 방식으로 9%대 금리의 후순위채를 잇따라 발행하고 있다. 지난달 10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연 9.5% 금리로 발행한 데 이어 150억원어치를 연 9.3% 금리로 다음주 내놓는다. 만기 5년5개월로 1개월마다 이자를 지급하는데, 만기를 모두 채우면 50% 이상 수익률을 내는 고금리 상품이다. 23~24일 서울시내 13개 본점 및 지점에서 청약할 수 있다.

한국상호저축은행도 100억원 규모로 연 8.5%(만기 5년5개월) 금리의 후순위채를 발행한다. 22~24일 동양종합금융증권 및 한국상호저축은행 지점에서 청약을 받는다. 한국상호저축은행은 현재 BIS 비율이 11.72%에 달할 정도로 재무구조가 견실한데, 이미 일곱 차례에 걸쳐 550억원 규모의 후순위채를 발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제일저축은행도 지난해 말 150억원 규모로 연이자 9%의 후순위채권(5년3개월 만기)을 발행한 바 있다. 하지만 후순위채의 경우 금융회사가 파산.청산하게 될 경우 손실을 볼 수 있다는 위험이 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후순위채가 고금리에다 분리과세를 신청할 수 있는 장점이 있는 반면, 발행 금융회사가 파산할 경우 후순위로 잔여 재산을 분배해 주고 만기도 긴 만큼 투자 결정에 신중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한편 일반은행 중에서도 자체 특판상품으로 5%대의 금리를 주는 정기예금 상품이 등장했다. HSBC는 13일부터 다음달 3일까지 실시하는 '블루밍 특별금리 이벤트'를 통해 연 5%의 금리를 지급하고 있다. 유상증자에 나선 저축은행도 있다. 솔로몬 저축은행은 다음달 중순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실시할 계획이다. 현재 주가에서 30% 할인된 가격으로 구주주에게 배정하고 실권주를 공모하는 방식이다.

후순위채란=채권의 변제 순위가 가장 후위에 있는 채권. 금융회사가 파산이나 청산할 경우 일반 채권이나 예금 등 다른 모든 채무를 변제한 이후에 잔여 재산이 있는 경우에 한해 변제받을 권리를 가진다.

윤창희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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