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감독으로 못 이룬 김택형 성장, 단장으로 이루려는 염경엽

중앙일보

입력

야구선수, 넥센 김택형.

야구선수, 넥센 김택형.

'좌완 파이어볼러' 김택형(21)은 과연 염경엽 SK 단장의 기대대로 성장할까.

넥센과 SK는 좌완투수인 김택형과 김성민(23)을 주고받는 1대1 트레이드를 발표했다. 김성민은 2017 신인드래프트 2차 1라운드(전체 6순위)로 SK에 지명됐다. 그는 대구 상원고 2학년이던 2012년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와 계약하면서 징계를 받았다. 결국 미국행이 무산된 그는 일본으로 건너가 일본 경제대를 졸업했다. 올해 1군에선 10경기에 등판해 승패없이 평균자책점 6.17을 기록했다. 김택형은 인천 동산고를 졸업하고 2015 신인드래프트 2차 2라운드(전체 18순위)로 넥센에 입단했다. 2년간 69경기(10선발)에 나가 6승6패9홀드 평균자책점 7.82를 기록했다. 올해는 지난 3월 팔꿈치 인대접합 수술을 받아 재활 중이다.

야구단은 드래프트 상위지명자들의 트레이드에 인색하다. 거액의 계약금을 준데다 가능성을 엿봤던 선수이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두 구단은 협상 시작 사흘 만에 결과물을 내놓았다. 배경엔 염경엽 단장이 있다. 염 단장은 넥센 감독 시절 김택형에게 공을 들였다. 스프링캠프에서 구속이 10㎞ 가까이 늘어나자 미래의 자원으로 점찍었다. 공을 던질 때 모자가 벗겨질 정도로 고개를 숙이면서 던지는 투구폼을 교정하면서 제구력 향상을 꾀하기도 했다.

염경엽 단장은 "15일 단장 회의에서 고형욱 넥센 단장과 트레이드 논의를 했다. 넥센이 (김)성민이에 대한 관심이 있어 이야기가 빠르게 진행됐다"고 설명했다. 염 단장은 "팔꿈치 인대 부상 때문에 내년 4월에나 복귀가 가능하다. 내년은 불펜으로 활용하고, 2년 뒤엔 선발요원으로 쓸 계획"이라고 말했다. 염 감독은 넥센 시절에도 김택형을 장기적으로 선발로 활용하겠다는 뜻을 자주 내비쳤다. 염 감독은 과거에도 150㎞대 빠른 공을 던지는 양현종(KIA)을 모델 삼아 김택형을 육성할 계획을 여러 차례 드러냈다. 결국 감독으로서 끝내지 못한 '김택형 성장 플랜'을 단장으로서 이어가게 된 것이다. 염 단장은 "구속을 늘리면서 제구를 잡긴 힘든 게 사실이다. 일단 140㎞대 구속에 머물던 김택형을 150㎞대로 만들었다. 더 좋은 투수가 될 수 있다는 확신을 갖고 있다"고 설명했다.

김성민 [SK 와이번스]

김성민 [SK 와이번스]

넥센은 좀 더 '현재'에 집중했다. 김택형은 올 시즌 활용할 수 없는 반면 김성민은 즉시 활용가능하기 때문이다. 장정석 넥센 감독은 "스카우트팀장이었던 고형욱 단장이 김성민을 어렸을 때부터 지켜봤다. 감독 입장에서는 단기, 장기적인 측면을 모두 고려한 선택으로 본다"고 설명했다. 넥센은 김성민의 과거와 현재를 정확하게 파악하고 있다. 고형욱 단장은 "변화구 제구가 잘 된다. 실전 감각이 떨어져 아직 구속이 올라오지 않았는데 이 점을 키워주면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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