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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크롱 첫 내각 '여풍당당' 국방장관 등 절반이 여성

중앙일보

입력

프랑스 여성 국방장관에 임명된 실비 굴라르 유럽의회의원. [사진 위키미디어]

프랑스 여성 국방장관에 임명된 실비 굴라르 유럽의회의원. [사진 위키미디어]

 에마뉘엘 마크롱 프랑스 대통령이 새 정부의 첫 국방장관에 여성을 임명하는 등 내각의 절반을 여성으로 채웠다. 총선 공천자의 절반도 여성을 내세우는 등 ‘젠더 평등'을 실천하겠다는 약속을 지켰다.
공화당 출신인 에두아르 필리프 총리를 내각 수장에 앉힌 데 이어 마크롱 대통령은 장관들도 좌우와 중도파를 고루 배치했다. 특히 공화당 핵심 인사를 내각에도 영입하는데 성공함에 따라 다음달 총선을 앞두고 프랑스 정치 생태계를 뒤흔들기 위한 행보를 이어갔다.
마크롱 대통령은 17일(현지시간) 알렉시스 콜러 비서실장을 통해 초대 내각 장관 인사를 발표했다.
첫 국방장관에는 실비 굴라르(53) 유럽의회 의원이 임명됐다. 굴라르 신임 국방장관은 중도정당인 민주운동당(MoDem) 출신이다. 굴라르 국방장관과 아그네 부진(53) 보건장관을 비롯해 이날 발표된 대규모 부처 장관 18명(국가장관) 중 여성은 정확히 절반인 9명이다.

마크롱 정부의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공화당 출신 부뤼노 르 메르 전 농무장관. [사진 위키미디어]

마크롱 정부의 재정경제부 장관에 임명된 공화당 출신 부뤼노 르 메르 전 농무장관. [사진 위키미디어]

올림픽에서 5개 메달을 획득해 프랑스 역사상 가장 많은 올림픽 메달을 딴 여성 펜싱 선수 출신 로라 프레셀 콜로비크(46)를 스포츠장관에 발탁했다.
국가비서로 불리는 하위부처 장관 4명 중 절반인 2명이 여성이다.
총선에서 표를 가장 많이 가져와야 하는 공화당 출신을 필리프 총리에 이어 또 영입해 브뤼노 르 메르(48)를 재정경제부 장관에 앉혔다. 르메르 장관은 공화당 니콜라 사르코지 대통령 시절 농무장관을 지낸 우파의 핵심 인사다.
중도좌파 사회당 출신으로는 전임 프랑수아 올랑드 대통령의 마지막 국방장관을 지내고 대선 때 마크롱 지지를 선언한 장 이브 르드리앙이 외무장관을 맡았다. 사회당 상원의원이자 리옹 시장인 제라르 콜롬이 내무장관에 임명됐다.
마크롱이 표방하는 중도파로는 대선 전 마크롱 지지를 선언하며 대선 불출마를 선언한 프랑수아 바이루 MoDem 대표가 법무장관에 올랐다. 중도파인 마리엘르 드 사르네 유럽의회 의원도 유럽문제 담당 장관이 됐다. 마크롱의 오른팔로 선거운동을 지휘한 리샤르 페랑 앙마르슈 사무총장은 영토결속 담당 장관이 됐다.
마크롱 대통령은 시민사회 인사들을 참여시키겠다고 공언해온 대로 환경운동가이자 라디오방송 PD였던 니콜라 윌로(62)도 환경장관에 지명하는 파격도 선보였다.
이번 인선은 집권 여당이지만 의석을 한 석도 갖고 있지 않은 신생 정당으로서 여성 전진 배치와 공화당과 사회당을 흔드는 파격 전략으로 6월 총선에서 다수당을 차지하기 위한 승부수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실제로 필리프 총리 임명 이후 공화당 내 선출직 인사 1000여 명이 마크롱 대통령 지지를 선언하기도 했다. 프랑스 총선은 다음달 11, 18일 치러진다.
런던=김성탁 특파원 sunt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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