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20축구대표팀 브로맨스' 정태욱, "(이)상민아! 미역국 고마워"

중앙일보

입력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앞둔 20세 이하 대표팀 정태욱-이상민.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앞둔 20세 이하 대표팀 정태욱-이상민.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브로맨스' 정태욱(20·아주대)이 이상민(19·숭실대). 두 선수는 '10초의 기적'이라 불리는 뇌진탕 사고 때 특별한 인연을 맺은 절친이다.

지난 3월27일 천안종합운동장에서 열린 한국 U-20 한국대표팀과 잠비아의 경기. 후반 35분 중앙수비수 정태욱이 상대 선수와 공중볼을 다투다 머리를 부딪혀 의식을 잃고 쓰러졌다. 옆에 있던 이상민이 쏜살같이 달려가 정태욱의 입을 열고 기도를 확보했다. 이상민의 침착한 응급조치 덕분에 정태욱은 목숨을 건졌다. 부상에서 회복한 정태욱은 이상민과 함께 U-20월드컵 최종명단에 뽑혔다.

중앙수비 정태욱과 이상민은 20일 전주에서 열리는 기니와 국제축구연맹 U-20월드컵 조별리그 A조 1차전을 준비하고 있다. 17일 전주월드컵경기장 보조구장에서 열린 훈련을 앞두고 만난 정태욱은 "다치고 나서 월드컵에 못갈줄 알았다. 좋은 기회라 생각하고 최선을 다해 팀에 도움이 되겠다"고 말했다.

전날인 16일은 정태욱의 생일이었다. 이상민이 가장 아끼는 친구인 정태욱의 생일을 챙겨줬다. 정태욱은 "상민이가 편의점을 데려가 즉석 미역국을 만들어줬다. 정말 감동받았다"고 말했다.

둘은 평소 티격태격하면서 우정을 쌓아가고 있다. 기자들이 함께 사진을 찍으라고 요청하자 이상민은 "정말 싫어요"라고 쑥쓰러워했다. 속마음은 싫지는 않은지 이상민은 정태욱과 어깨동무하고 환하게 웃으며 사진을 찍었다.

정태욱은 "1차전 상대 기니에 키 큰 선수들이 많다. 상민이와 함께 상대공격수를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하겠다. 세트피스 때는 공격에도 적극 가담하겠다"고 다짐했다.

전주=박린 기자 rpark7@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