ADVERTISEMENT

트럼프가 누설한 IS 테러 정보, 중동항공사 영업 방해 위한 이스라엘 농간?

중앙일보

입력

지난 3월 미국 국토안보부가 미국으로 향하는 중동발 여객기 내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한 배후에 이스라엘이 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이 러시아 외무장관에게 이스라엘로부터 획득한 테러 정보를 유출했다는 보도에 뒤이은 의혹 제기다.

이스라엘의 테러 정보 때문에 # 중동 항공사 전자기기 반입 금지 # 에티하드 항공 등 실제 실적 감소 # #

17일(현지시간) 알자지라는 “문제의 이스라엘 정보기관은 이슬람국가(IS)가 정교한 폭탄을 노트북 안에 숨길 수 있는 능력을 습득했다며 우려해 왔다”며 “이 정보가 미 정부의 여객기 전자기기 반입 금지 결정으로 이어졌다”고 보도했다.

관련기사

미 정부는 지난 3월 중동과 북아프리카 8개 국가의 10개 공항을 출발해 미국으로 향하는 여객기 내에 노트북·태블릿PC·게임기 등 소형 전자기기 반입을 금지한다고 발표했다. 로얄요르단·이집트·터키·사우디·쿠웨이트·모로코·카타르·에미리트·에티하드 항공 등이 새로운 조치의 적용을 받았다. 모두 미국 직항을 운영하는 항공사로, 여름 휴가철엔 같은 노선을 운항하는 미국 항공사와 치열한 경쟁을 벌인다.

알자지라는 이스라엘이 아랍국가에 대한 적대 정책의 일환으로 테러 정보를 미국에 흘렸을 가능성을 제기했다.
앞서 지난 10일 트럼프 대통령은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예정된 주제를 벗어나 IS 테러범이 비행기에서 노트북을 이용해 저지를 수 있는 테러에 대해 자세히 묘사했다.

전직 중앙정보국 분석관인 존 키리아코는 알자지라에 “만일 같은 정보가 IS 문제를 오랫동안 다뤄 온 요르단이나 터키 정보당국에서 나온 것이라면 훨씬 납득된다”며 “이스라엘이 중동 항공사들의 영업을 방해하기 위해 한 행동이었다 해도 놀랍지 않다”고 주장했다.

한편 CNN도 16일 보도를 통해 노트북 기내 반입 금지 조치의 배경이 된 정보가 트럼프 대통령이 누설한 정보와 같다는 사실을 밝혔다. CNN은 지난 3월 정부 관계자가 “특정 정보를 보도하면 정보를 수집한 지역이 드러나 적대국에 정보원이 노출될 수 있다“며 노트북 반입 결정을 이끌어낸 정보에 대한 보도를 유예를 요청했다고 공개했다.

이스라엘이 실제 중동 항공사의 영업 방해를 목적으로 IS 테러 정보를 이용했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는다. 그러나 중동 항공사들은 전자기기 반입금지의 영향으로 실적이 감소했다고 주장하고 있다. 지난 11일 에미리트 항공은 “수익이 82% 감소했다”는 실적을 발표하면서 “전자기기 반입금지에 따라 4월 미국으로 향하는 항공편을 감축한 것이 한 원인”이라고 밝혔다.

홍주희 기자 honghong@joongang.co.kr

ADVERTISEMENT
ADVERTISEMEN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