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유한국당 지도부 교체론이 16일 제기됐다. 대선 패배 후 처음으로 열린 의원총회에서다. 일부 친박계 의원들은 정우택 당 대표 권한대행 겸 원내대표의 사퇴를 요구했다. 대선 패배에 지도부가 책임을 져야한다는 거다.
의총에 참석한 한 의원은 “이장우ㆍ김태흠 의원이 ‘정 권한대행이 직에서 물러나고 새 원내지도부를 선출해 전당대회를 준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고 전했다. 김진태 의원은 정 권한대행을 직접 거명하진 않았지만 지도부 사퇴를 요구했다고 한다. 윤상현 의원 역시 “선거가 끝나면 새 지도부가 들어서는 게 정도(正道)”라고 했다. 친박계로 분류되는 4명의 의원이 한 목소리로 지도부 교체를 주장한 셈이다. 이날 의총에서 발언에 나선 의원은 14명이었다.
정 권한대행은 의총장에선 이에 대해 답변하지 않았다. 그의 임기는 올해 12월이다. 정 권한대행은 2시간에 걸친 의총이 끝난 뒤 기자들과 만나 “(교체론은) 선거가 끝나면 늘 나오는 이야기”라고 말했다. 당장 사퇴할 의사는 없다는 얘기다.
바른정당 복당 의원들의 거취 문제는 수면 아래로 가라앉았다. 이날 의총에는 바른정당에서 복당한 의원들이 대부분 참석했다. 의총 시작 전 한국당 의원들은 복당 의원들을 찾아가 악수를 건네며 “잘 돌아왔다”, “집에 돌아오신 걸 환영한다”며 덕담을 건넸다. “한 턱 단단히 내세요”라고 말하는 의원도 있었다. 지난 2일 “바른정당 13명 의원이 복당하면 자유한국당 떠날 것”이라고 선언했던 한선교 의원은 의총에서 자신의 발언에 대해 공개 사과했다.
신보라 의원 등 당내 초선 의원들은 향후 당 쇄신에 적극적으로 목소리를 내기로 했다. 초선 의원들은 이날 공동 명의로 공개 발표한 성명서에서 “계파패권주의와 선수 우선주의를 배격하고 인재를 능력따라 등용하라”며 “젊은 세대를 대표하고 민심을 반영하는 젊은 리더를 발굴하고 육성하라”고 촉구했다. 또 “앞으로 당내 분파를 일으키고, 분열을 시키는 자에 대해서는 단호한 행동을 대응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박성훈 기자 park.seonghun@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