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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뉴스분석] 미 본토까지 타격 … 북한 ICBM 실험 연내 시도 가능성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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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4일 신형 지대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지켜보는 모습. 미사일은 한 달 전 열병식에서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이 14일 신형 지대지 중거리 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의 시험 발사를 참관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이 15일 보도했다. 사진은 김 위원장이 미사일을 지켜보는 모습. 미사일은 한 달 전 열병식에서 공개됐다. [조선중앙통신=연합뉴스]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탄두로 타격할 수 있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개발에 더 다가섰다.

사거리 5000㎞ 신형 액체엔진 #3~4개 묶으면 미 본토 사정권 #북 “대기권 재진입 기술 확보” #“트럼프, 김정은 안 만나줄것” #헤일리 유엔대사, 북한에 경고

북한 조선중앙통신은 15일 전날 발사한 탄도미사일과 관련, “대형 핵탄두 장착이 가능한 신형 중장거리(중거리)탄도미사일(IRBM) 화성-12형이 고도 2111.5㎞까지 올라가 787㎞ 비행 후 공해상 목표를 정확히 타격했다”고 주장했다.

사거리를 줄이고 고도를 높이는 형태로 고각 발사한 화성-12형은 정상 발사할 경우 최대 사거리는 4000~5000㎞로 추정된다. 사거리 3000~4000㎞ 안팎의 무수단미사일(화성-10형)과 ICBM(5500㎞ 이상)의 중간 단계로 미국 알래스카주까지 도달이 가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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군 당국도 북한의 신형 미사일 발사를 성공적이라고 일단 평가했다. 군은 특히 북한이 “실제 비행환경 조건에서 믿음성(신뢰성)을 재확인했다”고 보도한 ‘신형 액체 엔진’에 주목하고 있다. 이춘근 과학기술정책연구원 선임연구위원은 “북한의 ICBM 개발에서 가장 큰 걸림돌은 엔진이었다”며 “화성-12형 발사로 ICBM용 엔진을 사실상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실제로 북한은 지난 3~4월 시험발사 땐 엔진 안정성 결함 등으로 네 차례 실패했다. 이 위원은 “이 엔진을 3~4개 묶으면 추력은 미 본토 타격은 물론, 3만6000㎞ 이상 고도에 지구정지위성을 올려놓을 정도”라고 분석했다. 장영근 한국항공대 항공우주·기계공학부 교수는 “북한이 연내 미 본토도 타격 가능한 ICBM 발사실험을 시도할 가능성도 있다”고 내다봤다.

화성-12형에 쓰인 엔진은 지난 3월 18일 평북 동창리 지상 분출실험에 성공한 ‘대출력 발동기(고출력 엔진)’로 보인다. 추진력 80tf(톤포스·80t 무게를 밀어 올리는 추력)가량의 주 엔진에 보조 엔진 4개를 묶은 형태다. 정보 관계자는 “북한이 1990년대 해외에서 들여온 설계도를 업그레이드한 것”이라고 말했다.

북한은 이날 미사일의 대기권 재진입(re-entry) 기술도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김정은은 발사 현장에서 “미 본토와 태평양작전지대가 우리 타격권 안에 있다”고 말했다고 조선중앙통신은 전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한은 핵·미사일 기술 확보를 최우선으로 여기고 있어 대북 대화냐 압박이냐는 부차적인 문제”라며 “기술적 진전을 위해 준비가 돼 있다면 좌고우면하지 않고 계속 도발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국대사는 “북한의 미사일 발사는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마주 앉는 방식이 아니다”며 “트럼프 대통령은 절대로 (이런 상황에서 김정은을) 만나지 않을 것이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이철재·김록환 기자 seajay@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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