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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비수가 보고도 못 막네 … 신태용호 막내 조영욱

중앙일보

입력

지면보기

종합 24면

조영욱

조영욱

“제가 (사무엘) 에투 같다고요? 진짜 그런지 중계영상을 다섯 번도 넘게 돌려봤어요.”

U-20 대표팀 18세 공격수 #마지막 평가전서 1골·1도움 활약 #이영표 “라인 허무는 능력 천부적” #바르샤 듀오와 ‘삼지창 공격’ 선봉

파주 축구대표팀 트레이닝센터(NFC)에서 15일 만난 한국 20세 이하(U-20) 축구대표팀 최전방 공격수 조영욱(18·고려대)은 몸둘 바 모르는 표정이 역력했다. 전날(14일) 세네갈 평가전 TV중계 도중 이영표 해설위원이 그를 극찬했기 때문이다.

이영표 위원은 세네갈전에서 1골·1도움을 기록한 조영욱에 대해 “상대 수비라인을 허무는 능력이 천부적이다. 이런 공격수를 만나면 수비수들은 경기 내내 괴롭다”고 칭찬했다. 이어 “내가 현역 시절 상대한 골잡이 중 에투(36·카메룬)와 가장 비슷하다”고 말했다. 전성기 때 에투는 예리한 상황 판단과 폭발적 스피드로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력화 했다. 이영표 위원은 에투의 이런 모습을 조영욱에게서도 본 것이다.

실제로 조영욱은 두 차례 평가전(우루과이전, 세네갈전)에서 여러 차례 상대 오프사이드 트랩을 무너뜨렸다. 그 스스로도 “수비 뒷공간 침투가 내 장점이라고 생각한다”며 “누구에게 배웠다기보다는 본능적으로 그런 스타일을 추구했다”고 말했다.

조영욱은 이번 U-20 대표팀에서 유일한 18살(1999년생) 선수다. U-20 월드컵이 격년으로 열리다보니 형들과 함께 뛰는 경우가 생기곤 한다. 형들과는 스스럼 없이 잘 지낸다. 최전방에서 호흡을 맞추는 이승우(19·바르셀로나 후베닐A), 백승호(20·바르셀로나B)에 대해 그는 “함께 비디오 게임을 하고, 장난 치고 까불면서 많이 배운다”고 말했다. 하루동안 외출이 허락된 15일 조영욱은 백승호와 미용실에 머리를 하러 갔다. 조영욱은 “바르셀로나에서 뛰는 형들과 비슷한 대우를 받는 것만으로도 영광”이라고 말했다.

2015년 칠레에서 열린 17세 이하(U-17) 월드컵은 조영욱에게 큰 아쉬움이다. 당시 언남고 2학년이던 그는 전년도(2014년) 전국대회 득점왕(7경기 14골)이었다. U-17 월드컵 예비엔트리에는 이름을 올렸지만, 최종엔트리에는 들지 못했다. 조영욱은 “함께 훈련했던 형들을 생각하며 응원하긴 했지만 마음 한 쪽이 불편했다. 그 때부터 새벽과 밤에 개인훈련을 하게 됐다 ”고 전했다. U-20 대표팀 형들은 그를 ‘조구에로’라 부른다. 키(1m77cm)는 작아도 발이 빠르고 득점력을 갖춘 점이 아르헨티나 공격수 세르히오 아구에로(29·맨체스터시티)를 닮아서다.

대학 1학년인 조영욱은 “새내기인데 축제를 즐길 수 없어 아쉽지 않냐고 묻는 분들이 있다. 그 분들께는 ‘나는 세계인의 축제를 즐기러 간다’고 대답한다”며 “바르셀로나 듀오의 지원을 받으며 최전방 꼭짓점에 서는 쾌감이 대단하다. 두 형들 못지 않게 (이번 대회에서) 환하게 빛나겠다”고 다짐했다.

파주=김지한 기자 kim.jiha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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