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건강 지키는 컬러푸드 많은데 … 한국인, 녹색 편식 심하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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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9면

‘컬러푸드’가 주목받고 있다. 다양한 색깔을 가진 과일이나 야채가 당뇨·비만 등 성인병 예방에 좋다는 연구결과가 이어지면서다. 건강기능식품은 물론 가정간편식(HMR) 등에까지 컬러푸드 컨셉트가 도입되고 있다.

한국갤럽·암웨이 1011명 설문조사 #녹색 채소 41%, 흰색·빨간색 22% #노화 방지 안토시아닌 성분 많은 #보라·검정색 과채류 섭취는 1.5% #컬러 식품 활용한 즉석식품도 나와

컬러푸드는 색깔에 따라 많이 포함된 영양소가 다르다. 통상 빨간색 채소와 과일은 혈관·전립선 건강에 도움을 주는 ‘리코펜’이 풍부하다. 사과·토마토·석류·딸기 등이 대표적이다. 호박·고구마·살구·당근·옥수수 등 노란색 채소와 과일엔 피부건강에 유익한 ‘베타카로틴’이 많다.

브로콜리·오이·셀러리 등 식탁에서 가장 흔한 초록색 채소와 과일에는 눈 건강에 도움이 되는 ‘루테인’이 풍부하다. 가지·포도·블루베리 등 보라색과 검은색 채소·과일에는 ‘안토시아닌’이 풍부한데, 노화를 늦춰주는 항산화 효능이 있다. 마늘·양파·무·배·더덕 등 흰색 채소·과일은 뼈 건강을 지켜주는 ‘알리신’을 함유하고 있다. 이런 5가지 색깔의 과일·채소를 골고루 먹어야 영양 불균형에 빠지지 않게 되는 셈이다.

이마트는 지난해 숙명여대 한영실 교수 연구팀과 산학협력을 통해 ‘피코크 엄마 기준’ 라면 제품을 출시했다. 식품 안전성과 영양 측면에서 신뢰할 수 있는 어린이 전용 식품을 만들기 위해 미국 국립 암연구소에서 제시한 ‘5 a day(하루에 5가지 컬러 식품 먹기)’ 캠페인을 제품 콘셉트에 도입했다. 라면뿐만 아니라 냉동 간편식, 시리얼 등 제품에 빨강·초록·노랑·검정·하얀색의 채소와 과일 등을 활용했다.

세븐일레븐은 지난해 편의점 최초로 쌈 채소를 사용한 ‘쌈밥 정식 도시락’을 출시했으며 BGF리테일 편의점 CU(씨유)는 과일과 채소를 담은 ‘저스트 주스 클렌즈’ 3종을 출시했다.

건강식품 업계에서는 글로벌 웰니스 전문기업인 암웨이의 영양제 브랜드 뉴트리라이트가 컬러푸드 활용에 적극적이다. 뉴트리라이트는 2013년부터 한국영양학회와 함께 매년 5월 13일을 ‘식물 영양소의 날’로 정해 캠페인을 벌이고 있다. ‘5가지 채소·과일을 1일 3번 먹자’는 의미에서다. 실제로 뉴트리라이트가 판매하는 ‘더블엑스 종합 비타민 무기질’ 등은 미국·멕시코·브라질에 위치한 생태농장에서 기르는 식물을 추출한 영양성분을 주 원료로 한다.

이런 움직임이 본격화되고 있는 이유는 한국인의 식탁이 영양 불균형에 빠져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암웨이가 최근 한국갤럽과 함께 한 ‘2017 한국인 식습관 조사’ 결과 한국인은 과일이나 야채보다는 육류 섭취가 많고 과일·야채도 한 가지 색(녹색)만 주로 먹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국 20~59세 남녀 1011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이에 따르면 젊은 층일수록 아침을 거르는 경우가 많았다. 점심과 저녁식사는 세대에 상관없이 96% 정도가 ‘챙겨 먹는다’고 응답했지만 아침 식사를 챙기는 비중은 평균 65.3% 정도였다. 특히 20대(59.3%)와 30대(62.1%)는 10명 중 4명 꼴로 아침을 굶었다.

주로 먹는 식사 형태로는 한식이 63%로 가장 많았다. 인스턴트 식품 섭취 비율은 4%로 크지 않았지만 역시 젊은 층일수록 높았다. 20대는 10명 중 1명꼴(9.4%)로 인스턴트 식품으로 식사를 해결하고 있었다.

이러다 보니 과일이나 채소 보다는 육류 섭취 선호도가 높았다. ‘고기를 자주 먹는다’고 답한 비율은 54.3%였지만 ‘과일·채소를 자주 먹는다’고 답한 응답자는 44.3%로 10%포인트 낮았다. 젊은 층일수록 아침을 거르고 인스턴트 식품과 육류 위주의 식단으로 생활한다는 이야기다.

과일·채소 섭취가 부족한 것도 문제지만, 컬러푸드로 알려진 5가지 색깔 중 ‘녹색’에만 편중됐다는 점도 실제 조사로 확인됐다. 흰색·노란색·녹색·빨간색·보라색(검은색)의 다섯 가지 색깔의 채소·과일 중 중 유독 녹색(41%) 섭취량만 높았다. 이후 흰색(22.4%), 빨간색(22.1%)순으로, 노란색은 13%, 보라·검은색은 1.5%에 그쳤다.

이화여대 권오란 식품영양학과 교수는 “최근 도시락을 중심으로 한 간편식 시장이 가파르게 성장하고, 1인 가구가 폭발적으로 늘어나게 됨에 따라 영양학 적으로 균형 잡힌 식사를 하지 못하는 이들이 많다”면서 “특히 필수 영양소인 채소 과일 섭취 수준은 심각할 정도로 업계에서는 편의와 함께 건강을 고려한 제품 개발에 나서야 한다”고 말했다.

장주영 기자 jang.jooyoung@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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