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세리, 넉달만에 '세리 세리머니'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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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세리(26.CJ)가 '약속의 땅'오하이오주 톨리도에 다시 한번 '박세리 드라이브(박세리路)'를 열었다.

박세리는 18일(한국시간) 톨리도 하이랜드 미도우스골프장(파71)에서 끝난 미국여자프로골프협회(LPGA) 투어 제이미 파 크로거클래식(총상금 1백만달러) 4라운드에서 이븐파를 쳐 합계 13언더파 2백71타로 한희원(25.휠라코리아)과 마리사 바예나(콜롬비아)를 2타차로 제치고 정상을 밟았다. 통산 21승째이자 시즌 3승째다.

톨리도시는 골프장 앞 도로 이름을 매년 이 대회 우승자의 이름을 따 붙인다. 이 도로는 앞으로 1년간 '박세리 드라이브'로 불리게 된다. 1998년 이 대회에 처음 출전한 박세리는 올해까지 6년 동안 무려 네번이나 우승했다. 한 대회에서 4승 이상의 성적을 거둔 선수는 LPGA 투어에서 박세리를 포함해 모두 8명뿐이다. 박세리가 이 대회에서 거둔 가장 부진한 성적이 지난해의 공동 7위여서 톨리도는 그야말로 박세리의 안방이자 텃밭이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다.

박세리는 우승상금 15만달러를 추가하며 시즌 상금액을 1백11만9백58달러로 끌어올려 이 대회에 출전하지 않은 박지은(24)을 10만여달러 차이로 제치고 랭킹 2위로 올라섰다.

같은 챔피언 조에서 한희원에게 줄곧 1~2타 차이로 앞서가던 박세리에게 위기가 찾아온 것은 16번홀이었다. 두번째 샷이 그린에 못 미쳤고, 세번째 샷은 벙커에 빠져 4온2퍼트로 더블보기를 범한 것이다. 둘은 나란히 12언더파로 동타가 됐고, 경기 흐름상 박세리는 덜미를 잡히는 듯했다.

그러나 한번 잡은 우승 기회는 결코 놓치지 않는 강한 승부근성을 지닌 박세리는 17번홀(파5)에서 2백70야드의 호쾌한 드라이브를 페어웨이 가운데에 떨어뜨리고 3번 우드로 그린 바로 앞까지 공을 보낸 뒤 칩샷으로 1.2m 버디 찬스를 만들어 다시 승기를 잡았다.

1타차로 리드를 잡은 박세리는 이어진 18번홀(파5)에서 파를 지켰고, 급해진 한희원은 티샷이 나무 아래로 향한 데 이어 두번째 샷이 러프에 떨어지며 보기를 범해 2타차로 분루를 삼켰다.

김미현(26.KTF)도 합계 10언더파로 공동 4위를 차지함으로써 한국 선수 3명이 5위 이내에 드는 '한국파티'가 이어졌다. 3라운드까지 공동 3위를 달렸던 이정연(24.한국타이어)은 4오버파로 부진, 공동 12위(합계 7언더파)에 그쳤다.

성백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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