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내가 정식 총리 된 뒤 제청하면 내각 구성 늦는다"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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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낙연 전남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총리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낙연 전남지사가 10일 오전 서울 용산역에서 총리 지명에 대한 입장을 밝히고 있다. 장진영 기자

이낙연 국무총리 후보자가 10일 장관 후보자에 대한 제청권 행사에 대해 "첫 내각의 경우 제가 정식총리가 된 뒤 제청해서는 내각의 구성이 늦어질 우려가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이날 오후 청와대 춘추관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인사 발표 직후 기자회견에서 "(문 대통령과) 현 총리간 어떤 대화가 있었는지 모르지만, 제가 제청권을 모두 행사하길 기다리는 것은 무리가 생길 수 있다"며 이같이 밝혔다. 그는 "인사의 제청은 각료에 한해서만 총리가 갖는 것으로 헌법에 규정돼 있다. 헌법에 충실하게 이뤄지도록 노력하겠다"며 "법률적, 헌법적 인사의 제청 아닌 일반적 인사 제안이라면 어떤 사람에 대해 제가 잘 알고 역량과 인품에 대해 확신을 갖는 정도라면 법 규정과 관계없이 제안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 후보자는 책임총리제에 대해 "문 대통령이 선거기간 '내각은 총리 책임 아래, 각 부처는 장관의 책임 하에 일하도록 하겠다'고 했는데 각 부처의 업무가 국정과제의 방향과 불일치하거나 속도가 덜 나는 일이 없는지 살피고, 유관부처간 업무 조정의 필요가 없는지 살피는 게 총리 내지 총리실의 역할"이라며 "책임감과 소신을 갖고 일한다는 게 책임총리제의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문 대통령과의 인연에 대해 이 총리 후보자는 "서로 잘 아는 사이는 아니지만 상당한 정도의 신뢰감을 갖고 대해왔다고 생각한다. 금년 초 광주에 오셨을 때 한 시간 좀 못되게 (문 대통령을) 뵌 적 있는데 '호남을 국정의 동반자로 생각하겠다'는 말씀을 주셨다"며 "그 말씀에 대해 제가 따로 여쭤보거나 확인한 바는 없었다"고 답변했다.

보수정당과의 관계에 대해 이 총리 후보자는 "막걸리라도 마셔가며 야당 정치인들과도 틈나는대로 소통하겠다"며 "과거 동지들이었고, 10년 이상 의정활동 같이한 분들이 많으시니 그분들과 허물없는 이야기를 해 가며 정책이야기를 하다 보면 접점을 발견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지상 기자 ground@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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