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를 통해 배우는 새로운 기계공학’.
7일 KAIST가 가을학기에 정식 개설하겠다고 밝힌 융ㆍ복합 교과목 이름이다. 언뜻 전혀 어울리지 않을 것처럼 보이는 그림과 공학이지만, 4차 산업혁명시대에 필요한 융합 교육의 일환이라는 게 KAIST의 설명이다. 강의는 기계공학과 김양한(67) 명예교수가 맡는다. 통상 융ㆍ복합 교육이라면 최소 2개 이상의 전공 교수가 함께 지도하는 학제 간 융합교육을 떠올리지만, 이 과목은 공학자이면서도 평소 과학과 예술 간 융합에 관심이 많았던 김 교수가 단독으로 진행한다. 서양화의 시대별 변천과 화풍의 변화, 재료ㆍ표현방법의 진화 등에 관한 연구를 통한 기계공학적 접근방법과 비교ㆍ분석 등이 주 내용이다.
김 교수는 “과학과 예술은 창의적 활동이라는 점에서 서로의 지향점이 동일하다”며 “4차 산업혁명의 승패를 결정할 창의적인 인재양성을 위해 이런 융·복합 교과목이 대학강의의 새로운 모델로 자리를 잡을 수 있게 적극 노력하겠다”고 밝혔다. 김 교수는 2007년 이어폰이나 헤드셋을 쓰지 않고도 혼자서 음악 감상이 가능한 ‘음향집중형 개인용 음향시스템’을 개발한 데 이어, 2008년에는 에밀레종으로 알려진 국보 29호 성덕대왕 신종 특유의 울림 비밀을 풀어 화제가 되기도 했다. 최준호 기자 joonho@joongang.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