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 속으로] “결혼하면 규모의 경제, 보험 효과” 2030 청춘들에게 고민 해법 제시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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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 18면

경제적 청춘
조원경 지음
쌤앤파커스
333쪽, 1만6000원

청춘(靑春). 원래는 낭만이나 희망 같은 두근거리는 수식어가 어울리는 단어였다. 지금은 절망이나 위기 같은 질척거리는 수식어가 들러붙은 지 오래다. 기획재정부 국장이자 국제경제 전문가로 꼽히는 저자가 들고 나온 ‘경제적’이라는 수식어는 일종의 해법이다. 취업도, 연애도, 결혼도, 출산도 쉽지 않은 청춘들의 고민에 어떻게 실마리를 던져줄 수 있을지 경제적 관점으로 접근했다.

저자의 조언은 이렇게 요약될 것 같다. “인생은 경제적 선택의 연속이다. 왜 이렇게 현실이 팍팍한지 공부하고, 나의 대처는 합리적인지 점검하고, 불확실성을 최대한 줄여라.”

예를 들어 결혼 문제를 살펴보자. 저자는 결혼을 해도 그만, 안해도 그만이라고 보는 젊은 세대에게 결혼의 편익을 잘 따지라며 노벨경제학상 수상자 게리 베커를 언급한다. 그는 “결혼을 통해 남녀는 식비나 주거비를 아끼는 ‘규모의 경제’를 누릴 수 있고, 무형의 정신적 포만감과 힘들 때 기댈 수 있는 ‘보험 효과’도 얻는다”며 “남녀는 결국 이런 결혼의 효용이 비용보다 크면 결혼을 선택한다”고 설명했다.

“빚을 내서라도 지금 쓸 건 쓰자”는 젊은이들에겐 경제학자 모디글리아니의 ‘생애주기 소비론’을 소개한다. 현재 소득에 맞춰 소비를 결정할 게 아니라 남은 평생의 소득에 맞춰 소비 수준을 맞춰야 한다는 내용이다. 인터넷의 발달로 칫솔 하나를 사더라도 엄청난 정보 앞에서 갈팡질팡하게 된 소비자들에겐 허버트 사이먼의 ‘만족화’란 개념을 제시한다. 미래의 가능성에 대해 모든 대안을 탐색할 게 아니라 ‘그만하면 충분하다’고 느끼는 적당한 선을 찾는 것이 합리적이란 것이다.

저자는 글솜씨로 유명한 공무원이다. 기획재정부 전직 장관들의 연설문이 상당수 그의 손을 거쳐 나왔다. 국제금융 통으로 국제통화기금(IMF)과 월드뱅크(WB) 등의 국제기구에서 쌓은 경륜도 글에 묻어있다. 2030 청춘이 아니라도 반길만한 경제 교양서다.

임미진 기자 mijin@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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