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년만에 자산 1.5배 불린 'M&A 큰 손'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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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 05면

대한지방행정공제회가 기업 인수합병(M&A) 시장에서 '큰 손'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지순(61.사진) 공제회 이사장은 "올해 대우건설.LG카드 등 굵직한 M&A건들이 많다 보니 컨소시엄을 구성하자는 기업들의 제의가 쏟아지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 1일 창립 31주년을 맞은 이 공제회는 지방 공무원 21만5000명이 출자해 자산이 2조5000억원에 달한다. 공제회가 연간 M&A에 투자하는 자산은 5000억~6000억원 규모다. 이밖에 부동산과 각종 유가증권에 1조원을 투자하고 있다.

2003년 4월 부임한 김 이사장은 공제회 정상화를 이끌어냈다는 평을 듣고 있다.

그의 부임 직후 공제회 출자금은 기존 부실 투자로 1조원까지 떨어졌다. 그는 비전문가를 내보내고 직원 10%를 줄이는 등 구조조정을 했다.

그 결과 2004년 소폭의 흑자를 낸 데 이어 지난해엔 그 동안 까먹은 자산을 일부 회복하고도 사상 최대인 280억원의 흑자를 냈다. 올해는 자산 3조원 돌파가 목표다.

김 이사장은 공개 경쟁을 통해 임명됐다. 이전엔 물러나는 고위 공무원이 낙하산으로 내려오는 게 관행이었으나 대의원들이 전문성을 갖춘 인사를 임명해야 한다며 2002년 말 정관을 개정했던 것이다. 당시 이사장엔 그를 포함해 4명이 경합했다. 행시 13회로 행정자치부 1급 출신인 그를 빼곤 모두 기업인 출신이었다.

그는 '실적으로 평가받고 임기 2년 뒤 재신임 투표를 하겠다'는 공약을 내세워 대의원들의 낙점을 받았단다.

김 이사장은 "말단 지방 공무원들의 어려운 형편을 누구보다 잘 안다"며 "이들이 노후를 걱정하지 않고 열심히 일할 수 있도록 출자금을 알토란 같이 키워 배당을 늘릴 것"이라고 다짐했다.

김태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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