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사고 참사,경찰 원인조사 본격화

중앙일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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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남 거제 삼성중공업 크레인 사고 참사와 관련, 경찰이 본격적인 사고 원인 조사에 나섰다.

2일 합동감식 이어 3일 현장확인조사 등 기초조사 돌입 #유족들은 유가족협의회 구성해 삼성중공업 등과 협의계획

거제경찰서는 부상 근로자들의 진술 등을 토대로 사고 사흘째인 3일 사고현장 조사에 돌입했다. 서로 충돌한 골리앗·타워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이 크레인 작동·중지 신호를 교환하는 과정에서 착오가 생겨 사고가 났는지 확인하려는 것이다. 크레인 기사와 신호수들이 사용하던 무전기와 크레인 자체의 결함 여부도 확인하고 있다.

경찰은 앞서 사고 현장 일대의 폐쇄회로(CC)TV 영상과 작업일지 등을 확보해 검토 중이다. 삼성중공업 현장 책임자를 불러 협력업체에 어떤 작업지시를 내렸는지 등을 조사했다.

이재길 거제경찰서 수사과장은 “2일 실시한 합동 감식 결과가 나오려면 시간이 걸린다”며 “현장조사 등 기초조사가 마무리되면 협력업체와 원청인 삼성중공업 측 관계자를 불러 안전규정 위반 여부를 조사할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경찰은 검찰의 지휘를 받아 3일 숨진 근로자 6명의 시신을 유가족에게 인계하기로 했다. 유가족들이 빈소를 차리는 등 장례 절차를 진행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서다. 지난 1일 크레인 충돌사고로 숨진 협력업체 근로자 6명의 시신은 현재 거제 백병원 장례식장에 안치돼 있다.

2일 ‘유가족협의회’를 구성한 유족들은 경찰에서 시신을 넘겨받는 대로 빈소를 차리고 삼성중공업과 장례 절차와 보상문제 등을 협의할 계획이다. 동생을 잃은 유가족 박철우(49)씨는 “사고의 책임은 원청인 삼성에 있다”며 “먼저 삼성이 공식 사과부터 해야 한다”고 말했다.

앞서 박대영 삼성중공업 대표이사는 2일 저녁 백병원 장례식장을 찾아 일부 유족에게 “입이 열 개라도 할 말이 없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유족들과 협력업체 관계자 간 고성이 오가는 등 다툼이 벌어지면서 박 대표이사는 자리를 떴다. 거제=황선윤 기자 suyohwa@joonga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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